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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리조트의 연습 그린. 이정은(22)이 오후 늦게까지 퍼트 연습을 하며 그린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난 7일 도착해 이튿날부터 나흘 동안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샷과 쇼트게임, 퍼트, 트러블샷 그리고 코스 점검까지 잠시도 쉬지 않은 이정은은 13일 개막하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에서 이번 시즌 마지막 해외 원정에 나섰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을 석권한 이정은은 올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살리면서 해외 투어 도전에 적극적이다. 3월 미국에서 열린 ANA인스퍼레이션부터 롯데챔피언십, US여자오픈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그리고 중간에 일본에서 열린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았다.
도전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썩 만족할 성적은 아니었지만, 올해 5번의 해외 원정에서 4차례 컷 통과했고, 딱 한 번 예선에서 탈락했다. ANA인스퍼레이션과 롯데챔피언십에선 공동 16위, US여자오픈에선 공동 17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만 본선 진출에 실했다.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일본에선 이정은과 스즈키 아이의 선두 다툼이 치열하자 ‘한일 여왕’의 우승 경쟁이라는 보도가 쏟아질 정도로 크게 주목받았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3위에 올라 합격점을 받았다.
이정은은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일찍 프랑스로 넘어왔다. 한화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지난 7일 에비앙에 도착했다. 현지 시간으로 밤 늦게 숙소에 도착해 제대로 쉬지도 못한 이정은은 다음날 바로 드라이빙 레인지에 나와 샷 점검을 시작했다. 하루 정도 더 쉴 수도 있었지만, 훈련을 하며 시차 적응을 시작해 나갔다.
이후 매일 코스로 나온 이정은은 나흘 동안 매일 다른 훈련 일정으로 개막을 철저히 준비했다. 9일부터 코스가 개방되자 곧바로 연습 라운드를 시작해 적응력을 키웠고, 10일에는 오전에 샷과 쇼트게임을 다시 점검했고, 오후엔 혼자 9홀 연습라운드를 하며 빈틈없는 준비를 했다. 11일에도 다시 코스에 나와 오전에는 샷과 쇼트게임, 오후엔 러프와 벙커샷 등을 연습하면서 여러 상황에 대비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리는 코스는 길이가 길지 않은 대신 전략적인 공략과 퍼트에서 승부가 갈린다. 지난해 대회에선 9언더파에서 우승이 결정됐지만, 성적이 잘 나올 때는 20언더파 이상까지 치솟기도 한다. 날씨와 그린의 빠르기에 따라 코스 난이도가 심하게 변하는 코스다. 에비앙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하는 이정은에게는 모든 게 낯설고 생소하다. 그러나 완벽한 준비 그리고 한화클래식에서 보여줬던 샷과 퍼트라면 올 해외 원정에서 가장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 해외 원정에 나선 이정은은 “(대회를 앞두고)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면서 “프랑스는 처음 와본 곳이라서 코스와 잔디가 어떨지 궁금했다. 느끼는 게 많은 대회가 될 것 같다”고 침착하게 개막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