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브로커에 의한 조직적 음원사재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음원 차트의 인위적 개입에 따른 왜곡 때문이다. 아이돌 등 인기가수의 거대 팬덤에 의해 자행되는 ‘총공’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총공’이란 총공격의 준말이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음원 발매에 맞춰 기를 살려주고 응원하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을 말한다.
총공의 본질은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진입이다. 1위와 줄세우기(수록곡이 상위권 순위를 잠식하는 현상)가 목표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승, SNS 해시태그 확산, 유튜브 뮤직비디오 ‘좋아요’누르기, 관련기사 댓글달기 등도 병행해 ‘화력’을 모은다.
팬덤을 주도하는 이는 음원 발매 시점을 전후로 ‘총공 안내’라는 공지를 낸다. 공지는 1시간 분량의 스트리밍 리스트(또는 검색어에 오를 문구)등을 공유, 총공을 시작해야하는 시점을 강조하며 집중적으로 공략되어야 할 음원 등을 안내한다.
총공 시의 주의사항도 빼곡히 담는다. 이에 포함되는 항목은 대부분 음원차트가 무분별한 차트 반영을 막기위해 세워 둔 정책을 비껴가기 위한 내용들이다. 일부는 총공 안내 게시물에 은행 계좌번호를 기입하고 총공 모금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같은 팬덤의 움직임은 다수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점에서 법적 문제가 없지만 차트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요소가 된다.
차트를 정화해야 할 음원 유통사들은 극성스러운 팬덤의 움직임을 뒷짐 진 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시간 단위 실시간 차트는 팬덤 간 경쟁의 장을 최대한 잘게 나누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에는 5분 차트 등으로 더 세분화하여 경쟁 과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차트가 보편적인 대중의 음원 사용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팬덤간 경쟁의 순위표가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