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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 같은 여성 캐릭터의 변화는 주체적인 여성상의 반영이다. 인기리 방영 중인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의 변화를 찾아봤다.
◇백마 타고 왕자 찾는 공주
로맨틱 코미디에서 삼각관계는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장치로 자주 사용됐다. 대부분 여주인공이 두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묘사됐다. SBS ‘발리에서 생긴 일’(2004)이 대표적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는 이런 삼각관계를 비틀어 남편 찾기로 드라마를 끌고 갔다. ‘응답하라 1994’(2013)는 지나친 ‘낚시’로 시청자에게 원성을 샀다.
요즘 드라마 속 여성은 다르다. 속마음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그런 여자 주인공는 캐릭터에 시청자는 열광한다. 오해영이 대표적이다. 옆집 남자 박도경(에릭 분)에게 저돌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친다. 뛰어가 안기고,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과거 로맨틱 코미디 속 여성 캐릭터의 덕목은 천진함과 순수함이었다. 이젠 솔직함이다. 바닷가 데이트 끝에 박도경이 서울로 가려고 하자 “쉬었다 가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말미에는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이 동거를 결정했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오해영은 신선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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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만에 15% 시청률을 넘긴 SBS 월화미니시리즈 ‘닥터스’의 원 제목은 ‘여깡패’였다. 주인공인 박신혜의 액션 장면이 매회 등장한다. 남자 주인공과 첫 만남에 발차기를 하고, 조직폭력배와 싸움을 벌인다. MBC 주말사극 ‘옥중화’의 진세연은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준다. 극중 채탐인 훈련 과정을 거친 진세연은 건장한 남성 여럿을 거뜬히 상대한다. 액션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여성의 독립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
과거 인기작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KBS2 ‘추노’(2010) 방영 이후 주인공 이다해에게는 ‘민폐 여주’란 별칭이 붙었다. 이다해가 연기한 언년이는 지나치게 수동적인 행동으로 일관했고, 결과적으로 주변에 폐를 끼쳤다. 당시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극중 등장인물 24명에게 피해를 끼친 목록을 정리한 ‘언년이 민폐 리스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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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감지된다. 그동안 예능은 남성 예능인 일색이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라미란 김숙 홍진경 등 여자 연예인을 내세웠다. 보기 드문 여성 예능으로, 금요일 심야 시간대 터줏대감이었던 MBC ‘나 혼자 산다’를 꺾고 3주 전부터 동시간대 1위를 기록 중이다. MBC에브리원은 MBC ‘라디오스타’ 여자판인 ‘비디오스타’를 준비 중이다. 박소현, 김숙, 박나래, 차오루 등 실력을 인정받은 여성 예능인이 MC를 맡는다. 여성 토크쇼의 부활을 노리는 이 프로그램은 내달 12일부터 방송된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능동적인 여성상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라며 “스스로 보호할 줄 알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여성 캐릭터에 시청자는 대리만족하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에 머물지 않고 시청자의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는 여성 캐릭터, 여성 예능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