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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JTBC 새 화요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이 첫 방송됐다. 16일 첫 시청률은 1.4%.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낙담보다 격려가 어울리는 성적이다. ‘선암여고 탐정단’은 케이블채널 tvN ‘미생’처럼 원작을 가진 작품이다. 마니아 팬이 두텁다. 드라마 리메이크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기대가 컸다.
△베일 벗은 1회, 뭔지 모를 마력
‘선암여고 탐정단’엔 흔히 ‘B급’이라 불리는 독특한 개성이 녹아있다. 시청자 사이에서 ‘병맛’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베일을 벗은 첫회는 더욱 그랬다. 재기발랄한 5명의 여고생들이 ‘선암여고 미스터리 탐정단’을 결성해 학교 주변의 미해결 사건들을 파헤치는 학원 추리 로맨스. 일단 ‘재기발랄한 5명’의 캐릭터를 그리는 데 집중하고 미해결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날 방송은 전학생인 진지희의 극중 감정이 시청자와 오버랩되는 듯한 구성으로 전개됐다. 첫 선암여고 등교에서 진지희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선생도, 학생도, 담임도, 교장도, 다 이상한 학교 분위기는 진지희를 ‘멘붕’에 빠트렸다.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친구들의 말에 정신이 혼란스러워지는 진지희의 표정은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그동안 학교 주변을 머무는 ‘변태’의 표상이었던 ‘바바리 맨’ 대신 이유 없이 팔목을 무는 한 남자에 대한 사건을 던질 땐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 학교 정말 이상해’라고 소름 돋아 하면서도 ‘무는 남자’ 사건에 호기심이 커지는 진지희의 모습은 ‘선암여고 탐정단’을 보는 시청자와 닮아있었다. 뭔지 모를 마력에 함께 빠져들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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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하나 같이 달랐다. ‘빵꾸똥꾸’ 시절을 벗어나 ‘폭풍 성장’을 한 진지희는 도도한 전학생이었다. 그의 전작인 JTBC 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 보여진 있는 집 자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왔다. 10대 다운 스트레스를 안고 있으면서도 10대 답지 않은 성숙함을 가진 이중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뜸했던 학원물, ‘여운혁을 기대해?’
그 동안 ‘선암여고 탐정단’과 같은 유쾌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성격의 학원물은 많지 않았다. 각종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나온 배경이 학교이기도 했지만 이들을 주인공으로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그 동안 없었다. ‘선암여고 탐정단’이 MBC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에서 다뤘던 10대의 삶에 대한 현실 판타지를 오랜만에 충족시켜줄 작품으로 기대를 몽는 배경이다.
‘선암여고 탐정단’은 드라마로 편성됐지만 예능 PD인 여운혁의 손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화면에 자막이 쓰이는 방식이나 만화처럼 화면이 편집되는 구성이 눈에 띄었다. 여기에 캐릭터에 활력을 불어 넣는 방식, 드라마의 주요 사건을 풀어내는 기승전결의 구도 또한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입시를 앞둔 학교의 풍경, ‘요즘 학생’을 그려내는 디테일에선 현실감을 추구하면서도 ‘무는 남자’ 등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탐정단 5인방이 보여줄 픽션이 어떻게 버무려질지 ‘여운혁 표 학원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