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대륙' 아프리카, 축구가 갖는 남다른 의미

  • 등록 2011-09-08 오전 9:02:34

    수정 2011-09-08 오전 9:02:34

▲ 코트디부아르의 국민적 영웅, 디디에 드로그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윤석민 기자] '검은대륙' 아프리카에서 축구는 스포츠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삶의 희망이 되기도 한다.

내전으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시에라리온에는 외다리축구연맹이 있다. 소년병으로 전쟁에 내몰려 팔, 다리를 잃고 희망없이 살아가던 상이용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

토너먼트를 치를 정도로 많은 팀이 결성돼 있고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수 많은 지원자가 몰린다. 목발에 의지한 채 공을 쫓아 달리지만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외다리축구클럽은 내전의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된다.

아프리카 축구스타는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로 은퇴 후 정계에 진출하기도 한다. 아프리카 축구선수 중 정치인으로 변모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조지 웨아(45)다.

‘흑표범’으로 불리며 AC밀란과 첼시 등에서 활약했던 웨아는 1995년 아프리카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슈퍼스타다.

웨아는 내전에 시달리는 조국에 희망을 주기 위해 1994년 월드컵부터 라이베리아의 감독 겸 선수로 월드컵 본선에 도전했다. 유럽 국가로부터 귀화 유혹도 많았지만 웨아는 조국을 선택했다.

웨아는 2005년 11월, 조국 라이베리아의 대통령 후보로 대권에 나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비록 여성 후보 엘렌 존슨 설리프에 밀려 낙선했지만 축구스타 출신 첫 대선 후보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가운데 한 명인 디디에 드로그바(33·첼시)가 웨아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 언론 BBC는 7일(한국시간) 축구선수인 드로그바가 내전 중인 조국 코트디부아르의 국가 통합을 위한 11명의 국가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는 지금까지도 정부군과 반군 간의 내전으로 무고한 인명이 수 없이 희생되는 등 참극을 빚고 있다.

2005년 코트디부아르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날, 드로그바는 TV 중계 카메라 앞에서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해 실제로 일주일 간 내전이 멈추는 기적을 만든 바 있다.

드로그바는 코트디부아르에서 축구스타로서 뿐만이 아니라 이념과 정치를 초월해 전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국민영웅'이다.

드로그바는 지난 달 28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노르위치와의 경기 도중 상대팀 골키퍼의 펀치에 맞아 병원으로 후송되면서 처음 열린 국가위원회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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