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2007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17세 이하) 월드컵 한국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걱정스럽게 한 말이었다. 그는 한국이 대회를 개최하는 마당에 한국이 아니면 적어도 북한이라도 16강에 올라야 국민들의 관심을 이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두 팀 모두 탈락하면 국민들의 관심이 급락, 대회를 개최한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때까지 한국은 A조에서 2패, 북한은 B조에서 1무1패에 그쳐 이날 오후 열리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6개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4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16강 진출을 기대해야 하는 처지였다.
한국과 북한은 각각 토고와 뉴질랜드를 제치고 조 3위는 했다. 물론 북한이 1승1무1패로, 1승2패의 한국보다 한결 유리한 위치였고 결국 16강행 티켓을 획득했다. 반면 개최국 한국은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6일 끝난 대회 조별리그에서 E조의 튀니지는 타지키스탄을 1-0으로 꺾고 3승으로 조 1위를 했고, 미국은 벨기에를 2-0으로 제압, 1승2패(6득점 7실점)로 조 2위를 했다. 미국은 벨기에, 타지키스탄과 1승2패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과 다득점에서 앞섰다. 타지키스탄(4득점 5실점)은 3위, 벨기에(3득점 6실점)가 조 최하위였다.
전날까지 조별리그를 마감한 4개 조 3위 팀 가운데 최하위였던 한국(2득점, 4실점)은 E조 3위 타지키스탄에는 골 득실, F조 3위 콜롬비아에는 승점에서 뒤져 탈락했다.
북한은 각각 A, D, E조 3위 팀인 한국, 일본, 타지키스탄에 승점에서 앞서 16강에 합류했고 타지키스탄은 한국 일본을 골 득실로 제치고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한국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바랐던 상황에서 북한은 남은 셈이다. 북한은 2승1무로 C조 1위를 차지한 스페인과 오는 29일 오후 5시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스페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8강전에서 맞붙어 승부차기에서 패한 바 있다. 북한이 당시 한국이 거뒀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강전은 북한-스페인, 브라질-가나, 튀니지-프랑스, 페루-타지키스탄, 아르헨티나-코스타리카, 나이지리아-콜롬비아, 잉글랜드-시리아, 독일-미국전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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