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EPL 박싱데이 출격...'옛 스승' 누누에 비수 꽂을까

  • 등록 2024-12-26 오전 9:37:59

    수정 2024-12-26 오전 9:48:09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옥의 일정’으로 비유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박싱데이’ 일정이 시작된다.

박싱데이는 현지시간으로 성탄절 다음 날인 12월 26일을 의미한다. 성탄절에 주고받은 선물을 다음날 ‘상자’(box)에 넣어 보관하는 날이라고 해서 박싱데이라 부른다.

박싱데이는 많은 영연방 국가와 유럽, 홍콩에서도 휴일로 지정돼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포함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에선 성탄절 당일 경기를 치르지 않는 대신 박싱데이에 경기를 여는 것이 주요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 사진=AFPBBNews
팬들에겐 기쁜 날이지만 팀과 선수들에겐 고된 날이다. 박싱데이인 26일부터 연말까지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을 보더라도 23일 리버풀전(3-6 패배)을 치른뒤 26일(노팅엄 포레스트전), 30일(울버햄프턴전) 잇따라 경기가 예정돼있다.

올해 박싱데이는 선두 경쟁을 벌이는 리버풀, 첼시, 아스날의 ‘3파전’, 동반 부진에 빠진 맨체스터 두 빅클럽의 반등 여부, 강등권 탈출을 위한 치열한 순위 싸움 등이 겹쳐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 팬들이 가장 관심을 모으는 주인공은 역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26일 밤 11시 50분 노팅엄 포레스트와 맞붙는다. 노팅엄을 이끄는 사령탑은 누누 산투(이하 누누) 감독이다. 누누 감독은 2021~22시즌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불과 넉 달 만에 경질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히티하드를 거쳐 지난해부터 노팅엄을 지도하고 있다.

과거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던 누누 감독과 손흥민은 이번 시즌 첫 사제 더비를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승격 이후 잔류에 성공한 노팅엄은 올 시즌 누누 감독 지휘 아래 리그 4위로 도약하며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베테랑 공격수 크리스 우드가 10골로 공격을 이끌고, 안데르손과 깁스-화이트가 중원에서 안정감을 제공한다. 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로 자리 잡았다.

순위 반등을 노리는 토트넘은 노팅엄 상대 4연승에 도전한다. ‘수비 핵심’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이 부상으로 이탈한 토트넘은 최근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기록, 리그 11위로 추락했다. 지난 23일 리버풀과 홈경기에선 무려 6골이나 내주며 3-6 대패를 당했다.

수비가 흔들리는 만큼 공격에서 더 분전해야 한다. 리그 최다 득점(39골)을 기록 중인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 도미닉 솔랑케 등 공격진은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손흥민은 최근 5경기에서 공격포인트 5개를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최근 리버풀전 패배 후 “홈에서 6골을 내주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말, 정말 고통스럽다”고 밝힌 손흥민이 팀에 승리 선물을 안겨줄지 주목된다.

EPL 박싱데이 첫 경기를 장식할 경기는 에버튼과 맨체스터 시티의 맞대결이다. 두 팀의 경기는 26일 오후 9시 30분에 열린다.

맨시티는 최근 12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는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리그 순위도 7위까지 추락해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맨시티는 에버튼을 상대로 최근 15경기 13승 2무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분위기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시간 27일 새벽에는 국내 팬들이 주목하는 울버햄튼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맞붙는다. 최근 부상을 털고 부활을 노리는 울버햄프턴 황희찬으로선 빅토르 페레이라 신임 감독 앞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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