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칼리프, 여자복싱 결승 진출...금메달 눈앞[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07 오전 7:25:04

    수정 2024-08-07 오전 7:30:22

성별 논란에 휩싸인 알제리의 이마네 갈리프(오른쪽)가 태국의 잔자엠 수완나펭에 판정승을 거두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파리 올림픽에서 남성 염색체를 가지고도 여자부 복싱에 참가해 논란이 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결승 무대까지 진출했다.

칼리프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준결승전에서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5-0(30-27 30-26 30-27 30-27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칼리프는 경기 내내 압도적으로 상대를 밀어 붙여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칼리프는 린위팅(대만)과 함께 여자복싱 성별 논란의 당사자다. 두 선수는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러시아 국적의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IOC는 두 선수의 염색체가 ‘XY’인 어떠한 증거도 없고, 이들은 여성 선수라며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까지 나서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판과 논란 속에서 올림픽 출전한 칼리프는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에게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낸데 이어, 8강전에서는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16강전에서 패한 카리니는 기권을 결심한 뒤 “펀치가 너무 강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8강전에서 진 헝가리의 허모리는 손가락으로 엑스(X)자를 긋는 등 승복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칼리프와 상대한 수완나펭은 판정패 한 뒤 칼리프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존중의 뜻을 전했다. 관중석에서도 야유 대신 두 선수를 응원하는 목소리만 들렸다.

특히 알제리 국가를 몸에 두른 관중들이 대거 관중석을 메워 눈길을 끌었다. 칼리프도 판정승이 확정되자 링에서 격렬한 춤을 춤을 추며 승리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승리한 칼리프는 10일 오전 5시 51분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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