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천당과 지옥 경험한 박명근, 절치부심 역투...연습경기 무실점

  • 등록 2024-03-01 오전 11:05:57

    수정 2024-03-01 오전 11:10:42

LG트윈스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 사진=LG트윈스
LG트윈스 박명근. 사진=LG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LG트윈스 2년차 사이드암 박명근(20)은 프로 데뷔 시즌인 지난해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다.

라온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7번으로 지명된 박명근은 고졸 신인임에도 개막전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구위를 가졌음에도 작은 체격 때문에 지명순위가 뒤로 밀렸지만 염경엽 감독은 박명근의 잠재력을 알아봤다. 박명근은 염경엽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1군 불펜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했다.

전반기에만 36경기에 나와 4승 무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25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전반기 성적만 놓고 봤을때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색없었다.

하지만 박명근은 후반기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급격히 페이스가 꺾였다. 전반기 3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이 후반기에는 9점대로 치솟았다. 정규시즌 내내 1군 마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박명근은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이번 스프링캠프를 임하고 있다. 더이상 지난 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다행히 지금 몸상태는 나쁘지 않다. 박명근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 8-5로 앞선 8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 등판해 두 타자를 삼진과 병살타로 막고 깔끔하게 위기 상황을 정리했다.

두 타자를 상대하면서 공은 겨우 4개를 던졌는데 최고 구속 143km를 찍었다. 직구 3개, 체인지업 1개를 구사했다. 두 타자에게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물론 짦은 등판이기는 했지만 대단히 강한 인상을 남긴 투구였다. 박명근이 뒷문을 잘 막아준 덕분에 LG는 NC에 8-6으로 이겼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룬 LG는 올해 불펜 전력이 대거 이탈했다.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 고우석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든든한 미들맨 역할을 맡았던 이정용은 군에 입대했다. 최성훈, 진해수 등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불펜투수들도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그래서 박명근의 어깨가 더 무겁다. 마무리 유영찬과 더불어 LG 불펜의 키플레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은 사실상 셋업맨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박명근은 경기를 마치고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캠프 마지막 연습 경기였는데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오늘은 밸런스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던졌고 두 번째 경기다 보니 지난 경기보다는 덜 긴장했다”고 말했다.

박명근은 “이번 캠프에서는 변화구와 작년 후반부에 흔들렸던 점들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고 있고, 원래 좋았던 폼이나 밸런스를 찾으려고 했다“며 ”공도 잘 가는 것 같고, 준비한 체인지업(1구)도 실전에서 써보니 괜찮게 떨어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일 마지막 훈련 후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정규 시즌 전까지 몸을 잘 만들어서 이번 시즌 상위권 싸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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