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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은 1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24분 배준호(대전)가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키커로 선 이승원은 살짝 뜸을 들이며 골키퍼와 심리전을 펼쳤다. 그리고는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는 것을 간파하고 가운데로 침착하게 공을 차넣었다.
이날 한국은 이승원의 동점골에도 불구,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2골을 내줘 1-3으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는 한국 선수가 FIFA 주관 단일 남자 대회에서 세운 최다 공격포인트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세운 6개(2골 4도움)였다. 당시 한국의 준우승에 견인한 이강인은 대회 MVP 격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사실 이번 대회 전만 해도 이승원을 주목한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승원은 지난해 단국대에 입학한 뒤 12월 강원FC에 입단했다. 하지만 K4리그(4부 리그)에서만 뛰었을 뿐 K리그1 데뷔전을 아직 치르지 못했다. 열혈 축구팬들조차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U-20 월드컵에서 이승원은 자신의 이름과 존재감을 마음껏 알렸다. 프랑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2-1 승)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거의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이끌어냈다. 0-0으로 끝난 감비아와 조별리그 최종전만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아 조용한 리더십으로 대표팀 중심을 잡고 ‘원팀’을 이끈 이승원은 “1년 6개월 동안 힘든 여정이었다. 4강까지 오는 과정에서 잘해준 선수들과 좋은 지도로 도와주신 코치진께 고맙다”며 “후회 없이 월드컵을 마쳐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의 희생과 도움 덕분이다”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이라는) 좋은 타이틀을 달게 된 만큼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승원은 “이번 대회가 선수들 모두에게 좋은 경험과 발판이 됐다”면서 “소속팀에서 발전을 위해 힘쓰다 보면 (대표팀 등에서)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월드컵을 하면서 좋은 장면이 많았지만, 매우 부족하다고도 느꼈다”며 “보완할 부분과 알으로 살릴 장점을 잘 다듬어서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