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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영된 KBS2 월화드라마 ‘연모’(연출 송현욱, 이현석, 극본 한희정, 제작 아크미디어, 몬스터유니온) 12회에서 혜종(이필모)은 결국 “세자를 폐위에 처한다”는 처참한 명을 내렸다. 궐 앞에 집합한 유생들은 물론이고 대신들의 압박이 거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 혜종의 속 깊은 뜻은 따로 있었다.
이휘(박은빈)는 혜종과 독대한 자리에서 조용히 익선관을 내려놓으며 숙부 일 때문에 자신을 폐했냐 물었다. 돌아온 답은 충격적이었다. 그 역시 오래 전, 휘가 아들이 아닌 딸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빈궁이 운명을 달리하기 전, 눈물을 삼키는 휘에게 “잊지 말거라, 어여쁜 내 딸”이란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걸 목격했던 것. “부디 세손을, 그 애를 지켜달라”는 아내의 부탁을 가슴에 묻었던 그는 “궐을 떠나 네 삶을 살라”는 뜻을 전했다. 혜종은 “한 번도 제 삶을 살아본 적 없지만, 이것이 아버지 뜻이라면 받들겠다”는 휘를 보며 찢어지듯 가슴이 아팠다.
이튿날, 휘는 혜종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는 강화로 떠났다. 문제는 휘의 귀양을 두고 외조부 한기재(윤제문)와 아버지 혜종이 서로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점. 중전의 아비 창천군(손종학)이 혜종의 명으로 군사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한기재는 정석조(배수빈)에게 귀양 행렬을 맡겼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소식을 받으면 바로 저하를 모시고 오라”는 명도 내렸다. 은밀하게 혜종을 용상에서 끌어내릴 역모를 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휘를 반드시 왕을 만들어야 하는 정석조의 추적은 끈질겼다. 여인으로 변복하고 배에 오른 휘를 끝까지 뒤쫓았다. 때마침 나타난 지운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 것도 잠시, 휘는 결국 도망치다 화살을 맞았다. 다행히 산속으로 몸을 피할 수 있었지만, 깊은 상처 탓에 열이 올랐다. 이에 약초를 구해온 지운이 치료를 위해 옷고름을 풀려던 순간, 휘가 그를 저지했다. 그리고는 스스로 옷을 벗자, 가냘픈 어깨와 가슴이 드러났다. “이게 나의 비밀입니다”라며 고백하는 휘를 보며 충격에 휩싸인 지운의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 KBS2 ‘연모’는 매주 월, 화 오후 9시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