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 “혹여나 복잡해보일까 글을 많이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오늘만은 참 많이 쓴다. 그 당시에는 이런 일을 밝히는 게 흠이 되던 때였는데 지금은 어떠냐. 세상이 조금 나아졌나. 아니면 그대로인가”라며 “어릴적 어른들이 쉬쉬햇던 것처럼, 부끄러운 일이니 조용히 넘어가라 했던 것처럼 나는 오늘 일을 후회할까. 이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너무나 노곤한 하루지만 뭐라해야할까.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 한 순간도 주변에 솔직할 수 없었기에 그게 참 뿌리 없이 둥둥 떠있는 그런 느낌을 줘서 참 아팠는데 이 이야기를 꺼내며 친구들과 남 모르게 생겼던 벽이 허물어 진 것 같다 평생 감히 기대치도 않던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고 전했다.
앞서 장재인은 “저의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며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되었다”고 설명했다.
장재인은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며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 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한다”는 글을 덧붙였다.
장재인은 2010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에서 톱3에 오르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최근작은 지난해 말 발표한 EP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