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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어”라던 임은섭(서강준 분)과도 북현리에서 재회했다. 다시 만난 은섭을 보며 말갛게 웃는 해원은 북현리에서 그와 함께 아주 오래오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렇게 ‘날찾아’는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평범한 일상들을 쌓아 차곡차곡 매일을 살아가다 보면,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 나가다 보면, 행복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울림을 전했다. 겨울의 끝자락, 추운 몸과 마음을 난로 위 주전자처럼 데워 준 ‘날찾아’가 남긴 따스한 온기, 뭉근한 뚝심으로 빚어낸 멜로 마스터피스의 여정을 되짚어봤다.
#. 어둠의 길을 밝히는 손전등 & 마음을 데워주는 포옹
그렇게 점점 마음이 데워지다 보니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것 같은 은섭에게도 밑바닥의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 그는 외롭고 힘들어질 때면 상처 입은 영혼을 고이 숨겨 뒀던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은섭의 짙은 고독과 그리움으로 채워진 오두막집은 그가 얼마나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담고 있었다. 그 외로움의 시간들을 알아 본 해원은 그 속에서 혼자 얼마나 외로웠냐고, 얼마나 마음이 추웠냐며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그렇게 해원이 은섭을, 또 은섭이 해원을 꼭 끌어안은 순간 차가웠던 둘은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외로움은 또 다른 외로움을 만나 비로소 아늑함이 됐다.
#. 용기 없는 자들에게 전하는 말
#. ‘관계’에 대한 통찰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먼 옛날, 둘도 없던 친구였던 보영이 해원을 둘러싼 안 좋은 소식을 바로잡겠다며 그녀가 북현리로 내려온 진짜 이유를 누설한 것처럼 말이다. 그 후로 친구들의 거친 괴롭힘을 견뎌내야 했던 해원은 보영을 쉽게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보영은 해원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녀의 앞에 나타나 소명의 기회를 갈구했다. 보영에게는 그때의 일이 단 한 번의 실수였고, 자신이 용서를 구하면 좋았던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해원의 생각은 달랐다. 신뢰란 유리 같아서 한 번 깨져버리면 다시 붙인다고 해도 그 금이 선명하게 남아 절대 되돌릴 수 없다 믿었다.
보영은 “금이 좀 가면 안 되는 거야”라는 머리가 멍해지는 답변을 내놓았다. 무엇이든 시간이 지나다 보면 흠이 생기고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라는 것.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완전무결한 관계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한테 미안해야 될 일들을 만들고, 또 사과하고 다시 붙이고 그러면서 사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이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을 순 있다. 그러나 해원에게 상처를 준 명주와 명여 그리고 보영까지 용기 내어 미안하다고 전한 것처럼, 용서를 구할 사람은 용기 내 사과의 말을 전하고, 흠집 나고 금이 관계를 인정하는 태도가 마음의 사막을 정원으로 만들 수 있는 한 방법이지는 않을까. ‘날찾아’는 이렇게 해원과 은섭의 사랑을 넘어, 모든 완벽하지 관계에 대해 반추하게 만드는 유의미한 시간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