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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47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정상에 올랐다.
박성현은 악천후 탓에 36홀 대회로 축소된 이번 대회 최종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로 공동 선두였던 박성현은 결국 2위 린디 덩컨(미국)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1000만원).
박성현이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통산 3번째다. 지난해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우승트로피와 다시 입을 맞췄다.
지난 시즌 상금왕,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던 박성현은 이번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3월 기아클래식에선 LPGA 데뷔 이후 처음으로 컷 탈락의 쓴맛을 맛봤다. 국내 대회를 포함해도 2015년 5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의 컷 탈락이었다.
일부에선 ‘2년차 징크스’에 대한 걱정도 나왔다. 실제로 데뷔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선수가 그 다음 시즌 부진을 겪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박성현보다 한 해 먼저 신인상을 차지한 전인지(24)도 지난 시즌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하지만 박성현의 슬럼프는 길지 않았다. 한창 좋았을 때의 샷 솜씨를 되살리며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강풍과 비 때문에 경기 취소와 재개를 반복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샷 감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을 살린 것은 2라운드에서 나온 두 번의 칩샷이었다. 치선두 경쟁을 벌이던 박성현은 4번홀(파5) 두 번째 샷이 핀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떨어졌다. 박성현은 핀을 향해 칩샷을 시도했다. 공은 그대로 그린 위를 똑바로 굴러간 뒤 홀로 빨려들어가 이글이 됐다. 이 한 방으로 단숨에 2타를 줄이면서 자신감을 얻은 박성현은 전반에만 3개의 버디를 추가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박성현의 절묘한 칩샷이 다시 불을 뿜았다. 박성현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나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홀컵 안에 빨려 들어가 버디로 이어지자 박성현은 너무 기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시즌 8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성현은 “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일지 않았다”며 “그게 이번 대회에 나와 더 크게 다가온 것 같다. 올해 목표인 3승을 향해 가보겠다”고 다짐했다.
박성현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이번 시즌 4승째를 합작했다. 고진영(23)의 호주여자오픈을 시작으로 박인비(뱅크 오브 호프 아메리카), 지은희(기아클래식)에 이어 박성현이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세영(25)은 합계 8언더파 134타를 쳐 공동 4위에 자리했고, 신지은(26)과 이미향(25)은 공동 8위(합계 7언더파 135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