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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중인 탑이 속한 서울지방경찰청의 하만진 악대장은 "심리적으로 불안한 의경들을 대상으로 보호대원을 지정하고 있다"면서 "(탑을)보호대원으로 관리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인은 현재 공황 및 불안 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 가인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마초의 유혹에 넘어갈 뻔했던 이유로 "정신이 안 좋아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마약의 유혹에 빠지는 데에는 고소득, 사교적 만남, 해외활동 등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심리적인 요인도 크다는 얘기다. 이는 인기유지나 창작활동에 대한 고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평정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연예인은 화면이나 무대에서 연기와 노래로 극이나 음악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한 중견 영화감독은 "손에 익지 않던 일을 반복하다 보면 별다른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가능해지거나 숙련되지 않냐"면서 "배우들에게 있어서는 감정이 그렇다.
매 작품 매 순간 최고의 연기를 위해서 감정을 끌어내는 작업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그렇다 보니 때때로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예민하게 보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음악에 감정을 실어 노래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3~4분 남짓 안에 무대에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은 감성적으로 발달돼있거나 감수성이 풍부하지 않으면 잘해내기 쉽지 않은 직업이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이 감정기복을 심화시키고 불안감을 느꼈을 때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의 심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우나 가수를 키워내는데 필요한 연기, 음악, 춤뿐 아니라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케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는 기획사가 전문 상담인을 고용해 소속 연예인들을 상시적으로 관리한다며 국내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보편화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일부 연예인들이 우울증, 공황장애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과거에 비해 정신상담이나 심리치료 등에 대해 대중의 인식이 유연해졌지만 여전히 "비정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선이 치료를 막고 연예인들을 더욱 검은 유혹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강 평론가는 “그나마 요즘 기획사들은 전문상담시설에 위탁을 해 소속 연예인을 관리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대부분은 숨기는 경우가 많아서 적기를 놓칠 때가 많다. 가인은 자신의 결백함을 얘기하고 주변의 유해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달라는 의미로 용기 있는 고백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