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안방극장 女풍 결산]①올해의 걸크러시, 김혜수·전도연

  • 등록 2016-12-13 오전 7:10:00

    수정 2016-12-13 오전 8:24:13

‘시그널’&‘굿와이프’ 포스터(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안방극장 여풍은 올해도 거셌다. 기존과 차이점은 좀 더 주체적이고 솔직한 여성 캐릭터가 주목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성(異性) 혐오’에 논의가 활발했던 요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대중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자신의 욕망도 과감히 드러내는 인물에게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2016년 안방극장을 흔들었던 여성 캐릭터를 되짚어봤다.

◇사랑이 전부? 일도 사랑도 모두 쟁취

드라마 속 직업은 설정이 전부이던 시절도 있었다. 때문에 국내 드라마는 장르를 불문하고 멜로로 귀결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엔 일도 사랑도 중요한 전문직 여성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만큼 전문직에 대한 극중 묘사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BS2 ‘태양의 후예’의 송혜교는 외과 의사였다. “생명은 존엄하고 그 이상을 넘어서는 가치는 없다”고 믿는 의사였다. 그는 명령대로 움직여야 하는 군인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여자 의사와 군인 남자는 서로 직업에 대한 신념으로 한 차례 헤어져야 했다.

tvN ‘굿와이프’의 전도연, tvN ‘시그널’의 김혜수는 각각 변호사와 형사였다. 드라마는 어리바리 신입이었던 이들이 어엿한 베테랑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질투의 화신’도 마찬가지다. 초반엔 기상캐스터 비하 논란이 있었으나, 기상캐스터였던 공효진은 아나운서라는 꿈을 이룬 후 기상 전문 아나운서라는 자신의 적성을 발견했다. 그 과정에서 “날씨도 뉴스”라는 강한 자부심을 담았다.

◇“셋이 같이 살아요”…파격 러브라인

삼각관계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설정이다. 여자의 팔을 각각 붙잡고 눈싸움을 벌이는 남자 캐릭터의 대립을 담은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질질 끌려 다니는 여성 캐릭터는 옛말이다. 요즘엔 능동적이고, 자신의 감정 표현에 솔직한 여주인공이 지지를 받고 있다. 덕분에 신선한 러브라인 전개나 파격적인 장면도 나오고 있다.

SBS ‘질투의 화신’의 공효진은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황당한 제안을 한다. “셋이 같이 살아요.” 삼각관계에 놓인 세 남녀가 한 집에서 동거하는 기괴한 상황이 벌어진다. 연속극에 한 차례 등장했던 대사이지만 촘촘하게 쌓인 서사 때문에 ‘질투의 화신’은 이 과정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굿와이프’의 전도연은 어땠나. 친구이자 상사인 남자와 키스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가 남편과 잠자리를 했다. 엄연한 불륜이었지만, 남편의 외도 이후 부부 관계가 사실상 파탄 났다. 각 인물의 복잡한 심경이 매 장면마다 그대로 묻어났다.

(2016 안방극장 女풍 결산②로 이어)
‘질투의 화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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