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MC傳①]유재석은 왜 '비상체제'를 선언했나

'슈가맨' 부진 딛고 정규 편성 확정
시청률 하락기조, '비상체제' 선언
"새로운 그림이 필요하다" 업계 지적
  • 등록 2015-10-20 오전 7:40:00

    수정 2015-10-20 오전 7:40:00

방송인 유재석.(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MC가 반이다.”

한 예능PD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격언에 빗대 MC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누가 MC를 맡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성격이 달라진다. 같은 포맷이라도 진행 스타일에 따라 흥하기도, 반대로 쓴맛을 보기도 한다. 예능 프로그램 기획안에서 가장 먼저 MC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데일리 스타in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MC 일곱을 꼽았다. 그리고 이들의 현재와 당면한 과제를 짚었다. <편집자주>

<싣는 순서>

①위기탈출, 유재석

②새로운 날개, 강호동

③금의환향?, 전현무

④도전 또 도전, 이경규

⑤불타는 토요일의 사나이, 신동엽

⑥예능계의 지니어스들, 옹달샘

⑦전천후, 김성주

KBS2 ‘해피투게더’의 유재석
“지금은 비상체제입니다”

유재석은 국민MC다. 동시에 위기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거듭된다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된다는 말을 비유하는 속담이다. 지금 유재석의 상황이 그렇다. 현재 그가 이끌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성적은 ‘국민MC’라는 타이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새롭게 정규 편성된 ‘슈가맨’이 첫 선을 보인다. 하락 기조를 꺾어 올려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대표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SBS ‘동상이몽’ ‘런닝맨’, KBS2 ‘해피투게더’ 그리고 정규편성이 확정돼 첫 방송되는 종합편성채널 JTBC ‘슈가맨’이다. 다섯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인데 그의 이름값에 걸맞은 것은 사실 ‘무한도전’ 이외에는 없다.

유재석은 큰 스캔들 없이 톱 MC로 성장했다. ‘무한도전’이 큰 역할을 했고 ‘런닝맨’ ‘패밀 리가 떴다’ 등 추가 히트 프로그램이 입지를 단단하게 했다. 하지만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어떤 계기가 있어 폭락했다기보다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게 문제다. 낙폭이 낮아 실감하기 어려우나 가랑비에 이미 옷이 많이 젖었다. 하여 반등의 기회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런닝맨’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두 자리대 시청률 확보도 어렵다.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2013년 초 20%를 넘나드는 성적표를 받은 것에 반 토막이 났다. 대표적인 한류 예능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출연진 대부분이 큰 인기를 해외서 얻고 있는 것과는 온도 차가 크다. 국내 반응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400회를 지나며 포맷의 신선함이 떨어졌다는 게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다른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김구라와 호흡 중인 ‘동상이몽’은 6~7% 사이를 오간다. ‘해피투게더3’는 최근 출연진 교체 및 포맷에도 칼을 대며 변신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3.7%를 기록했다. 오히려 개편 전에 4%대를 유지했던 것보다 더 낮다. 콘크리트 시청률을 자랑하는 ‘무한도전’을 제외하면 유재석의 성적표 자체는 꽤 실망스럽다.

“유재석에게 새로운 그림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방송가에서 예능을 제작해온 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MC 섭외 1순위로서 유재석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유재석이 출연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언제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이 시청자인 만큼 유재석 역시 다른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분석이다.

유재석의 새로운 도전으로 꼽혔던 종합편성채널 JTBC ‘슈가맨’은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짓고 20일 첫 방송된다. 파일럿 방송 당시 저조한 시청률 속에 쓴잔을 마셨으나 출연진 교체 및 일부 포맷을 수정하며 칼을 갈았다. 위기 탈출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이날 방송 결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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