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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46)이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2(이하 `위대한 탄생2`)`에 쏟아놓은 `깨알 멘트`다. `어린 왕자`다운 재치다. 사십 대 후반의 생물학적 몸에 사춘기 `악동`의 입. 이승환의 나이에 맞지 않는 만화적 자산은 `위대한 탄생2`에서도 빛났다. "신예림양, 그거 알아요? `닥터슬램프` 아라레 같아요." 그의 유쾌함은 얼음장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너무 비장한 건 싫다. 근엄주와 엄숙주의도." 이승환이 밝힌 삶의 철학. 이는 `위대한 탄생2`의 심사 철학으로도 이어졌다. 행복주의자 `미스터리`의 느지막한 예능 외출. "실력을 떠나 지원자들의 풋풋함과 신선함은 내게 대체 불가능한 자극이다." 초로(初老)를 훌쩍 지난 이승환의 눈빛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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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적응 안 된다. 다만, 프로그램이 너무 진지한 것보다 명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음악만이 인생의 전부인 양 너무 치열하고 비장하게만 가려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으로 농담을 던지는 거다. 따지고 보면 그 수위도 내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라디오 진행 시절의 10분의 1도 못하고 있다.
-심사하다 `이하늘 호피무늬` 얘기를 할 때는 진짜 마음먹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실 그날 멘트는 순화한 거다. `(지상파니)세 면 안 돼` `여성 비하하면 안 돼`란 자기 방어 암시를 주면서. 예전에 배철수형이 "넌 방송할 때 왜 그렇게 너를 학대하면서 해"라고 한 적이 있다. 만약 내 스타일대로 갔으면 좀 더 시크한(?)말이 나와야 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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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같이 편한 멘토..피부과도 보낼거다." -멘토로서 이승환의 차별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 멘토 방법을 짜고 있다. 보컬 트레이너도 뽑았고 하루종일 연습 같이해줄 밴드도 준비했다. 댄스팀도 붙이고 피부과에도 보낼 거다. 아이들이랑 회식도 많이 할거고. 내가 받는 출연료를 다 써서라도 다른 누구한테도 안 뒤지고 다 줄 생각이다. 그렇지만 분위기는 자유롭고 명랑하게 갈 거다. 형 같고 막대해도 되는 사람처럼 편하게 다가갈 생각이다.
-이승환의 제작자 본능을 자극하는 사람이 있나?
▲ 물론 있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장난스러운 생각은 해봤다. 금융컨설팅 회사 출신인 에릭남과 회계사 출신인 배수정을 영입해 두 사람에게 가수도 시키고 그렇게 번 수입 관리 다 그들에게 맡기면 어떨까하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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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더라도 프로그램에 깨소금 됐으면..내 선택이 신의 한 수였길." -사실 이승환이 순위를 가리는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 나간다고 해서 의아했다.
▲ 물론 처음에는 고민도 했다.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공연을 하며 활력이 돋았던 상황이고 마음이 열려 있던 상황이라 제의를 무리없이 받아들였다. 프로그램이 잘 됐으면 좋겠다. 책임감도 느낀다. 방송이 끝난 토요일 아침에는 시청률도 매번 찾아본다. 혹시 욕을 먹더라도 내가 프로그램에 깨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내 선택이 무리수가 아닌 신의 한 수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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