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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첫회부터 파행을 겪게 된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연예 시상식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철저한 준비 없이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시상식만 개최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집행부, 지역 홍보를 위해 시상식을 남발하는 지방자치단체 모두 문제다.
19일 오후 5시30분부터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제1회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은 수상자들의 수상 거부 및 불참 등으로 시상식의 의미가 퇴색됐을 뿐 아니라 예정됐던 TV 생중계도 취소돼 김이 빠졌다.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은 인터넷을 통해 국민 누구나가 참여하고 즐기는 영화 축제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개봉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인터넷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가림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 차별화된 영화제 시상식을 지향하겠다는 의지로 (사)경북영상위원회와 (사)한국영화배우협회가 주관하고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한다.
그러나 정작 시상식의 주역인 수상자로 결정된 배우 다수가 불참한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영화제 한 관계자는 “팬클럽이 있는 스타들에게 투표가 몰리는 현상도 있었고 첫회 행사다 보니 배우들이 참석 여부에 대해 눈치를 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상자로 결정됐음에도 참석을 안하는 스타들도 문제는 있다. 하지만 이번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 자체도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이 시상식에서 수상자 선정의 기준인 인터넷 투표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특정 인기인이 팬클럽 회원들의 ‘몰표’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정성, 공신력이 문제로 지적돼 왔고, 이는 지상파 방송 3사 가요프로그램의 순위제를 폐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문제점이 드러난 수상자 선정 방식을 별다른 보완책 없이 다시 운영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몇해 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시상식 및 연예 관련 행사를 신설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역 홍보를 위한 좋은 수단일지는 몰라도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시상식, 행사의 중요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연예인들의 참여도가 낮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결국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의 첫회 파행은 ‘상을 준다고 하면 무조건 오겠지’라는 안이한 생각 및 경험 부족, 진행 미숙이 초래한 결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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