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석]김주찬의 선발 출장이 지닌 의미(상)

  • 등록 2007-05-27 오후 3:21:04

    수정 2007-05-27 오후 3:48:16

[이데일리 SPN 고남욱 명예기자] 최근 롯데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이 있다. 주인공은 김주찬(26). 야구 팬들이라면, 각종 매체에서도 김주찬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김주찬은 아직 관심의 진행형에 속하는 행복한 선수인 셈이다.

김주찬은 현재 롯데 팬들의 기대감 그 자체이다.

김주찬이 소집해제가 되던 시점인 4월 15일 께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대전에서 롯데가 한화에 극적으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김주찬은 2안타를 몰아친다.

이와 비슷한 타격 자세는 5월 19일 잠실 LG 트윈스전서도 나타났다. 좌익수 쪽으로 당겨치는 타구가 파울이 되었지만, 타구 자체는 좋은 점이 아닌 나쁜 점에서 눈여겨 볼만했었다.

무릎을 굽혀준 상태에서 공을 걷어낸 그 타구는 치는 데 급급해 김주찬의 타격 포인트 자체가 완전히 없어졌음을 설명하기도 하는 타격이기도 했다.

재능에서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김주찬의 모습은 그 이후로 안쓰러울 정도였다. 보름전인 잠실  LG와의 게임은 김주찬에 대한 기대치가 무너질 수 있는 시점이었다.

5월 11일 LG 선발 팀 하리칼라(36)는 초반에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김주찬은 1회 2,3루의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삼진을 당하고 만다. 문제는 이런 부분이 당시에 쉽게 수정이 안됐다는 점이다.

문제는 공격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비에서도 보이는 실수는 물론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겹치는 사건도 생겼다. 공격에서 부진하니, 도미노식으로 수비에서도 실수가 나타나는 모습은 게임에서 몇 차례 드러냈던 것이다.

우천으로 취소된 12일을 넘긴 13일, 김주찬은 이 날 중견수로 선발 출장을 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도 1회초 1사 만루의 찬스에서 결정적인 삼진을 당하고 만다. 롯데의 중심 이대호(25)가 바로 뒤에 배치된 김주찬의 부진 탓에 잇달아 볼넷만 얻는 일이 벌어졌다.



13일은 김주찬에게 잊을 수 없는 날로 기록됐다. 수비에서 결정적 에러로 게임을 헌납한 하루였기 때문이다. 0-0으로 비기던 3회말 무사 1루서 LG 권용관(31)이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렸다.

달려 나오며 잡으려던 김주찬이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고. 조인성(32)과 권용관이 한 루씩 더 진루했다. LG는 이어 1번 이대형(24)의 2루수 내야땅볼로 선취득점을 했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병살플레이가 될 상황이었다. LG는 이종열(34)의 중견수 플라이로 추가 득점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글러브 속에 빠졌다 나오는 플라이도, 한차례 보여주었다. 이 또한 점수로 연결이 됐다.

노력하는 선수들, 재능있는 선수들

롯데 선수들은 과거에는 어땠나를 떠나서, 현재 모습을 보면, 팬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만큼 현재 1군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은 훈련양과 근성이라는 측면에서 만큼은 박수를 쳐줘도 좋을만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김주찬 또한 자신의 훈련량을 넘어서는 모습을 팀 내에서 보여주고 있다. 팬들이 바라는 무한 경쟁의 중심에 김주찬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팬들의 입장에서는 흐믓하다.

과거 조범현(47) 전 SK 와이번스 감독이 카드 불문하고 김주찬을 탐냈다는 얘기는 유명한 일화다. 김재박 LG 감독(53)도 현대 유니콘스 감독시절 이대호(25)와 김주찬의 재능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든 바 있다.

백인천 전 롯데 감독(64)의 지도 후 타격 폼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지만, 그랬다면 현재 박현승(35)도 예전 수정한 타격 폼에서 지금도 헤매고 있어야 한다.

박현승은 오랜 시간동안 모토이 인스트럭터가 교정 시켜준 타격폼을 유지하다가, 자신의 폼을 잃어버린 바 있다. 당시 마해영(37, 현 LG)은 자신의 맞춤사이즈 옷처럼 새로 터득한 타격 폼이 잘 맞았으나, 박현승을 교정해주었던 폼은 박현승의 장타는 물론, 기존의 간결하게 끊어치는 스윙마저 잃어버리게 했다. 그러나 박현승은 예전의 폼을 다시 찾았다.

선수들에게 자신의 고유 타격폼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나쁜 타격 폼으로 너무 오랫동안 고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신이 변하고자 하는 노력이 항상 답을 주기 마련이다.




김주찬에게는 1군 경기출장이라는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김주찬의 과거와 현재의 경험치를 예로 들지만, 그 부분은 확연히 다르다.

우선 군복무라는 기간은 그의 최근을 설명해주는 가장 좋은 단어이다. 상무에서 뛰던 선수가 아니기에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본인 입으로도 너무 감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1군에서 오래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김주찬의 기용에 답답해 하는 팬들도 많지만, 단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꾸준한 믿음이라는 것은 대 선수를 만들기 위해서 분명 필요한 과정이었다.

체력적이나 멘탈적으로 바닥을 쳤을 때, 정말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독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김주찬과 맞트레이드 되었던 마해영도 그랬고, 조경환(34, 현 KIA), 거슬러 올라가서 공필성(40, 현 롯데 자이언츠 코치), 전준호(38, 현 현대 유니콘스), 김응국(41, 현 현대 유니콘스 코치) 모두 시련기가 있었다.

<사진-고남욱,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 [명예기자석] 김주찬의 선발 출장이 지닌 의미(하)   200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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