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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드라마 주인공에도 트렌드가 있다?'
한동안 드라마 속 주인공의 직업으로 의사가 각광을 받았다.
올 초 방영된 SBS ‘외과의사 봉달희’와 MBC ‘하얀거탑’이 인기를 끈 뒤, 그 뒤에 방송된 MBC ‘고맙습니다’, SBS ‘마녀유희’, 현재 방송을 앞둔 MBC ‘에어시티’까지 주인공 중 한 명의 직업은 의사다.
의사와 함께 이어 요즘 최신 유행(?)의 극중 직업은 검사와 국가비밀요원.
KBS 2TV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두 남자 주인공 박건형과 이한이 검사 역으로 출연했으며 MBC ‘히트’의 하정우도 검사 역이다.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이 이렇게 일종의 유행처럼 한 두 업종에 몰리는 것에 대해 제작진의 말은 한결같다.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한 새로운 직업을 부여하려다 보니 우연히 같은 직업의 인물들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
◇ 특정 직업 선호, 편견과 안이한 기획의 결과
하지만 제작진이 우연이라고 말하는 이런 현상은 너무 자주 안방극장에서 발견된다. 의사, 검사, 국가비밀요원뿐 아니라 조직폭력배가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그 후 연이어 비슷한 캐릭터를 내세운 드라마가 줄줄히 등장했따.
제작진 입장에서는 시청률을 담보하기 위해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식상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드라마 속 직업들 대부분이 일반 시청자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어서 관심을 끄는 부분도 있는 데다 모험을 하지 말고 안전하게 가자는 제작진의 생각도 이런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같은 직업이 너무 자주 등장하면 식상한 느낌뿐 아니라 직업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