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천변', 15.2% 화려한 피날레…그러나 남는 아쉬움 [스타in포커스]

말 많고 탈 많던 '천변', 자체 최고 시청률로 해피엔딩
소시민 편에 선 괴짜 영웅, 생활 밀착형 에피소드로 인기
'검은 태양' 이후 의기투합한 배우들…노련한 3인 케미
조기 종영·결방·PPL 논란에 극후반 하락세…아쉬움 낳아
  • 등록 2022-11-12 오전 10:13:46

    수정 2022-11-12 오전 10:21:48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2022년이 아니라 2222년이 돼도 난 천 원만 받을 거다. 누가 뭐래도 난 천원짜리 변호사니까.”

종영을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던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가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12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12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최종회는 수도권 평균 가구 기준 15.8%, 전국 기준 15.2%를 기록했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9.2%까지 치솟는 등 모든 지표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화제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도 6.5%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수임료는 단돈 천 원 실력은 단연 최고,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이 빽 없는 의뢰인들의 가장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통쾌한 변호사 활극이다.

앞서 SBS ‘스토브리그’, MBC ‘검은 태양’으로 지상파 방송사 시상식 대상을 두 번이나 휩쓸며 대세 원톱 배우로 입지를 굳힌 남궁민이 선택한 차기작으로 일찌감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천원짜리 변호사’가 방영된 시기는 사실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던 MBC 기대작 ‘금수저’가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던데다 당시 변호사가 주인공이거나 법정이 주 배경인 드라마들이 넘쳐나던 시점이었다. 지난 7~8월 신드롬적 인기를 끈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잔상이 채 가시지 못한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일 뿐이었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첫회부터 시청률 8.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더니 8회 만에 15%를 달성하며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 기록을 달성했다. SBS 하반기 최고 기대작, ‘믿고 보는 남궁민’이란 수식어들을 한방에 입증하며 승전보를 거듭 올렸다. OTT 순위 및 각종 화제성 지표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남궁민이란 선장을 필두로 매끈하고 조화롭게 빚어진 배우들의 앙상블, 법정 용어는 생소할지언정 모든 시청자들이 공감할 법한 다양한 생활 밀착형 사건 에피소드가 인기의 주된 공신이 됐다는 분석이다.

먼저 앞서 MBC 드라마 ‘검은 태양’의 히로인으로서 남궁민과 사수-부사수로 호흡을 맞춘 김지은이 여주인공 백마리 역으로 다시 한 번 남궁민과 재회해 큰 화제를 모았다. 물론 두 사람의 만남이 전작에서 보여준 호흡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완벽한 캐릭터 변신과 함께 새로운 관계성, 더 노련해진 케미로 이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여기에 ‘스토브리그’, ‘검은 태양’의 신스틸러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반가운 얼굴 박진우가 천지훈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으로 합류하면서 똘똘 뭉친 ‘3인 케미’의 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특히 힘없는 소시민들의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주인공 천지훈의 히어로급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했다. 권력다툼과 굵직한 정재계의 게이트, 로열 패밀리들의 민낯 등을 주로 파헤친 법정물들의 공식을 깨고 시청자 누구나 공감할 법한 생활 밀착형 사건들을 다뤄 공감을 제공한 점도 인기 비결에 한몫했다. 고리대금업자에게 시달리는 의뢰인의 채무 변제를 돕거나 억울한 누명을 쓴 소매치기 4범의 문제를 해결해준 사건은 ‘천원짜리 변호사’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에피소드다. 이밖에 주민에게 갑질당한 아파트 경비원, 중고차 딜러 사기 사건 등 일상에서 흔히 겪을 법한 다양한 일들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해결해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여기에 남궁민의 연구로 탄생한 주인공 천지훈의 개성넘치는 비주얼과 괴짜같은 매력이 더해져 탄탄한 팬덤층을 형성했다. 그런 천지훈이 왜 단돈 ‘천 원’에 약자의 편에 서는 정의로운 변호사가 됐는지 설명해주는 절절한 과거사까지 조명하며 깊이감까지 가져갔다.

‘천원짜리 변호사’ 마지막회 스틸. (사진=SBS 방송화면)
다만 천지훈의 과거 서사를 마치고 그가 다시 복귀하며 본격 후반부가 전개된 9회를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당초 14부작으로 예정돼 있던 ‘천원짜리 변호사’는 이 무렵 ‘극의 완성도’를 이유로 갑작스레 12부작으로 축소되며 조기 종영 소식을 알렸다. 극의 완성도를 위해 드라마가 회차를 연장한 경우는 있어도 이를 축소한 경우는 없었기에 시청자들의 의구심은 커졌다. 여기에 지난달 21일, 28일, 이달 4일까지 세 차례나 결방해 사실상 주 1회 편성이 되면서 시청자 이탈로 이어졌다. 절정으로 치닫는 극 후반부였지만, 오락가락 편성 및 일방적 조기 종영 조치에 뿔난 일부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며 시청률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나치게 노골적인 PPL 장면을 문제 삼는 여론까지 등장했다.

다행히 지난 11일 방송된 마지막 회는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이겨내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최종회는 천지훈이 최종 흑막인 JQ그룹 최기석(주석태 분)을 잡고 다시 특검을 거쳐 다시 ‘천원짜리 변호사’로 돌아오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급하게 종영한 탓에 엔딩을 장식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인기만큼 논란도 탈도 많았던 ‘천원짜리 변호사’가 올 연말 남궁민에게 세 번째 대상을 안겨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천원짜리 변호사’ 후속으로 ‘소방서 옆 경찰서’가 12일부터 방송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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