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뉴욕 양키스와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8-0 승리를 견인했다. 삼진 6개를 잡고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은 ‘가장 류현진스러운’ 투구였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시즌 13승(8패)째를 수확하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2위로 올라섰다. 1위인 게릿 콜(14승.뉴욕 양키스)과의 격차는 1승으로 좁혀졌다.
팀으로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토론토는 이날 승리로 최근 5연승을 거뒀다. 불씨가 꺼져가는 듯 보였던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인 양키스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히면서 가을야구에 도전할 자신감을 회복했다.
류현진의 공은 힘이 넘쳤다. 한창 좋았을때 류현진 투구가 되살아났다. 류현진은 빠른공 구속이 중요한 투수다. 빠른공 구속이 살아나야 주무기인 체인지업이나 커터가 위력을 발휘한다.
류현진의 포심과 커터의 시즌 평균 구속이 각각 144.8㎞, 138㎞인 점을 감안하면 평소보다 구속이 3~4km 더 빨랐다는 뜻이다. 그만큼 공에 힘이 있었고 위력적이었다는 뜻이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평소와는 다른 볼배합을 들고 나왔다. 사실 구종 분석 지표에서 커터라고 표시된 공은 사실 고속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팀동료 로비 레이의 투구를 공부해 고속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레이의 주무기인 가운데서 오른손 타자 무릎쪽으로 떨어지는 고속 슬라이더가 류현진에게 효과를 발휘한 것이었다.
류현진에게 8월은 참으로 힘들었다. 현지시간 기준으로 8월에 6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2승 3패 평균자책점 6.21에 그쳤다. 토론토 이적 후 개인 최다 실점은 7점을 내주고 4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 두 차례나 됐다. 부진이 거듭되면서 부동의 1선발 자리도 팀동료 레이에게 물려줘야 했다.
하지만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자존심을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올 시즌 4차례 정도 등판이 남은 류현진은 이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개인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이라는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14승)에 1승만을 남긴 류현진은 2승을 추가하면 한 번도 이루지 못한 빅리그 15승 고지를 밟게 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은 “토론토 구단은 빅게임을 맡길 만한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2019년 12월 베테랑 류현진과 계약을 추진했다”면서 “류현진은 오늘 경기에서 그 믿음에 부응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류현진은 6월부터 지난달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했다”며 “특히 류현진의 1회 투구 내용은 토론토가 류현진과 계약하면서 바라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