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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ITZY(있지)와 (여자)아이들이 걸그룹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는 주역들이다. ITZY는 지난달 12일 첫 디지털 싱글 ‘있지 디퍼런트’(IT’z Different)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달라 달라’로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대중 앞에 선 기간이 1개월도 되지 않았다. (여자)아이들은 ITZY보다 앞서 지난해 5월 데뷔앨범을 발매했고 최근 미니 2집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세뇨리타’(Senorita)로 3번째 활동에 나섰다.
3일 오전 국내 최대 음악 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톱100에서 데뷔 1년이 안된 신인 걸그룹은 ITZY와 (여자)아이들 뿐이다. 오전 7시 현재 ITZY ‘달라달라’는 4위에 랭크됐고 (여자)아이들 ‘세뇨리타’는 21위였다.
ITZY와 (여자)아이들은 모두 걸크러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걸크러시는 소위 ‘센 언니’를 뜻한다. 다른 여성들에게 선망받거나 동경의 대상이 되는 여성이다. 특히 ITZY는 틴크러시(10대+걸크러시)다. 한동안 여성미, 청순미, 귀엽고 발랄한 매력 등이 대세였던 걸그룹 판도에 이들이 변화를 몰고온 셈이다. 그 만큼 이들의 활약은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성적표로 반영됐다.
특히 ITZY는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간판으로 성장한 선배 걸그룹 트와이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과 전혀 다른 강렬함을 내세운 게 성공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ITZY의 경우 ‘달라달라’가 발매 다음날 각종 차트 1위를 장악하더니 음악순위프로그램 출연을 거듭하면서 ‘갈수록 임팩트가 강해진다’ ‘댄스를 보면서 음악을 같이 들어야 한다’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외모만 보고 내가 날라리 같대요. So what 신경 안 써 I‘m sorry’ ‘사랑 따위에 목매지 않아. 세상엔 재밌는 게 더 많아. 언니들이 말해 철들려면 멀었대’ ‘예쁘기만 하고 매력은 없는 애들과 난 달라 달라 달라’ 등의 내용을 담은 가사가 ‘취향저격’이라는 팬, ‘댄스 브레이크 부분만 계속 돌려본다’며 무대 퍼포먼스에 매료됐음을 드러낸 팬도 있었다.
ITZY는 지난달 21일 Mnet ‘엠카운트다운’과 23일 MBC ‘쇼! 음악중심’, 24일 SBS ‘인기가요’에서 1위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지상파 1위는 K팝 걸그룹 최단기간이다. ‘달라달라’는 지난달 23일 기준 빌보드 월드 디지털송 세일즈 차트 3위를 차지했다. ‘달라달라’ 뮤직비디오는 빌보드 유튜브 차트에서 2위에 올랐다. K팝 데뷔 가수 최고 기록이다.
(여자)아이들의 소연은 빼어난 작사, 작곡 실력으로 (여자)아이들뿐 아니라 지난 1월 컴백한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선배 걸그룹 CLC의 타이틀곡 ‘No’ 작사, 작곡, 편곡에도 참여했다. CLC는 이 곡으로 4년 만의 차트인은 물론 음악순위프로그램 1위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여자)아이들 소연은 어느 덧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멤버로 성장했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걸크러시를 앞세운 ITZY와 (여자)아이들의 빠른 성장은 대중이 트렌드의 변화를 원하는 시점을 적절히 파고든 데다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의 변화와도 맞물린 부분이 있다”며 “ITZY와 (여자)아이들을 필두로 걸그룹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