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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는 해저드의 한 종류다. 까다로운 골프 규칙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룰을 지키는 골퍼는 많지 않다. ‘숙제’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동반자들은 첫 티샷을 하기 전 벙커에 대해 ‘그들만의 로컬룰’을 만든다. 룰에서 규정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없애버린다. 18홀 라운드 후 받아든 스코어카드가 왠지 머쓱해지는 이유다.
벙커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클럽을 지면에 접촉하는 것이다. 클럽이 들려 있으면 어드레스가 불안해 정확한 샷을 하기가 쉽지 않고, 숨겨진 공간이라 동반자들의 눈을 피할 수도 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물론 대부분의 동반자는 ‘오케이’를 해준다. 하지만 룰 위반이라는 것은 분명 알고 있어야 한다. 해저드에 적용되는 것과 같이 볼을 치기 전 클럽을 지면에 대면 2벌타를 받게 된다.
벙커에서는 루스 임페디먼트(움직일 수 있는 자연장해물)를 접촉하거나 제거하면 안 된다. 땅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은 나뭇잎, 나뭇가지, 동물의 변, 벌레 등이 루스 임페디먼트에 해당되는데 이를 치우면 벌타를 받게 된다. 반면 과자봉지, 골프볼케이스, 종이컵, 담배꽁초 등 인공장해물은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로 플레이 전에 얼마든지 치울 수 있다.
샷을 하기 전 모래를 접촉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클럽을 모래에 대고 볼이 떨어진 지점까지 끌고 가면 ‘모래 질을 테스트하면 안 된다’라는 규칙을 위반해 2벌타를 받는다. 볼과 깃대 선상에 있는 발자국을 정리하는 것도 금물. 플레이 선 개선에 해당돼 역시 2벌타를 받는다. 플레이 선이 아니라면 고무래로 이용해 발자국을 지워도 상관없다. 자신의 플레이를 위한 행동이 아닌 다른 팀을 위한 선의의 행동으로 인정해 2014년 룰이 개정됐다.
마지막으로 벙커 정리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이다.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의 의미가 크지만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돌아온다. 돌아오는 봄 필드에서는 자신이 만든 벙커 발자국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매너를 몸에 익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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