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러쉬·길구봉구…코러스, 무대 앞으로 나오다

  • 등록 2014-05-21 오전 8:35:52

    수정 2014-05-21 오전 8:38:37

러쉬, 길구봉구, 베이비(위부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코러스 출신 가수들이 연이어 데뷔하고 있다.

여성 3인조 베이비가 지난 15일 ‘케세라세라’로 데뷔했고, 이에 앞서 여성 3인조 러쉬 멤버들과 남성 듀오 길구봉구의 봉구 등이 가요 팬들과 만났다. 이들은 데뷔하기 전 코러스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베이비 소속사 캔엔터테인먼트는 “팀의 막내 미엘이 소녀시대 4집 ‘아이 갓 어 보이’에 코러스로 참여해 소녀시대와 SM엔터테인먼트 A&R 관계자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러쉬 멤버 제이미는 이승환 밴드, 김연우, 박진영 등의 코러스로 활동한 것을 비롯해 사라는 MBC ‘나는 가수다’ Mnet ‘슈퍼스타K’ 등 프로그램과 빅뱅, 지드래곤, 브라운아이드걸스 등 가수들, 미니는 바비킴, 거북이, 더블K의 코러스로 활동했다. 또 봉구는 지난해 12월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선배 이적의 콘서트에 코러스로 참여했다. 데뷔 전 이적의 콘서트 코러스로 활동했던 인연을 가수 데뷔 후에도 이어갔다.

‘코러스(chorus)’는 합창단이라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주로 가수의 뒤에서 목소리로 화음을 내는 세션맨들을 일컫는다. 전체 공연을 구성하는 연주자의 일원으로 생각하면 된다.

코러스는 공연의 주인공인 가수의 뒤에 서 무대에 참여한다. 그 때문에 코러스에 대해 실력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대중이 있다. 이들이 코러스 경력을 거리낌 없이 내세우는 이유는 업계에서는 코러스 경력과 실력이 보컬리스트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되기 때문이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코러스는 노래 한곡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가수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음색을 조절하는 면에서 기교는 가수 못지않다”고 말했다.

미엘은 “베이비가 3인조이다 보니 노래를 부를 때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메인에 서게 된다. 다른 사람이 메인으로 나설 때 화성, 음정을 맞춰줘야 하는데 그런 기교적인 측면에서 코러스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코러스의 수입은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반면 실력이 있으면 억대 연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이다. 한곡 녹음에 40만~50만원, 공연 1회에 50만~8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수의 전국투어에 코러스로 참여를 하면 매주 2회씩 공연을 할 수 있다. 틈틈이 녹음 작업까지 하면 안정된 생활을 할 만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가수 데뷔를 한 뒤 다시 코러스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이적은 “이미 데뷔를 한 가수가 다른 가수의 공연에 코러스로 서는 것은 힘든 결정”이라며 자신의 공연에 참여한 봉구를 소개하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데뷔를 한 가수, 그것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가수가 코러스에 이름을 올려준다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가수 데뷔가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수입은커녕 성공 가능성도 보장할 수 없다. 그런 불확실한 미래로 향하는 길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꿈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수 데뷔를 준비하며 각각 가수 김태우, 장혜진의 권유로 공연 및 녹음 등의 경험을 쌓기 위해 코러스를 시작, 인지도를 쌓은 봉구, 미엘 등만이 아니다. 강태규 평론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앨범, 곡을 갖는 것은 음악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버릴 수 없는 꿈”이라며 “코러스로 활동하던 사람들의 가수 데뷔는 현실과 꿈의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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