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최순호 감독, 그래도 웃는 까닭은

-목표는 3년내 6강 진출…흔들림 없이 간다
-월드컵 휴식기간 중 전력보강 결과에 만족
  • 등록 2010-07-30 오전 9:16:48

    수정 2010-07-30 오전 9:36:28

▲ 최순호 강원FC 감독


[강릉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강원FC의 올 시즌 성적에 실망을 느끼는 팬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원은 예정대로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습니다. 후반기부터는 차근차근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겠습니다. 약속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최순호 강원FC 감독의 표정은 평온했고 밝았다. 특유의 차분한 미소도 여전했다.
 
최 감독이 29일 오후로 예정된 강원FC 클럽하우스 개관식을 앞두고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질의와 응답이 반복되는 딱딱한 기자회견이 아닌, 식사와 담소가 어우러진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선수들 중에서는 주포 김영후와 신입 공격수 서동현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최순호 감독은 올 시즌 하반기 선수단 운용 계획을 차분하게 밝혔다. 자신감 있는 승부를 통해 승수를 쌓아올리되,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올 시즌 강원FC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고 있다. 14경기를 치른 현재 2승(3무9패)에 머무르며 승점9점을 얻는데 그쳤다. 15개 구단 중 15위, 꼴찌다. 15골을 터뜨려 경기당 1골을 간신히 넘긴 반면, 무려 31실점을 허용하며 경기당 2.21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에는 28경기서 42골을 넣고 57실점을 허용하며 7승7무14패(정규리그 기준)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의 경우 2009시즌과 견줘 득점은 줄고 실점은 늘어난 형국이다.
 
최순호 감독은 현재 상황에 대해 "첫 해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선전하다보니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에 신생팀으로서 7승이나 거둘 줄은 나조차도 몰랐다"고 언급한 그는 "덕분에 올 시즌 목표를 설정할 때 적잖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올 시즌은 지난 해(7승) 수준의 승리를 거두는 정도면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면서 "그보다는 팀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지는 경기를 줄여 다음 시즌에 올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눈 앞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3년 내 6강 진입'을 목표로 차분히 기초를 쌓아올리겠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최순호 감독은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단행한 선수단 개편 작업 결과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원은 월드컵 휴식 기간 중 헤나투, 바제 등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새롭게 영입한 것을 비롯해 서동현, 이상돈, 이정운, 강선규, 백종환, 김동민 등을 줄줄이 데려왔다. 대신 김진일, 김경춘, 최영남, 김준태, 김창휘, 김태호, 황대균, 박종진 등을 내보냈다.
 
떠난 이들 중 주전급 멤버로 분류되는 인물은 박종진이 유일하다. 반면 새 얼굴 중 헤나투, 바제, 서동현, 이상돈, 강선규 등이 입단과 동시에 선발 멤버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활용 가능한 옵션이 더욱 늘어난 셈이다. 최순호 감독 또한 "창단 이후 포지션별로 누구를 써야할 지 고민해보기는 처음"이라며 확 달라진 선수단 구성에 대한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순호 군단'은 성적 부진으로 인한 우려와 비난이 쏟아지는 속에서도 다양한 실험을 지속하며 '3년차 6강 진입'이라는 중장기 목표 한 가지에 집중해왔다. "눈 앞의 성적에 연연하면 결코 튼튼한 뼈대를 세울 수 없다"는 최 감독의 말 속에는 더 큰 영광을 위해 앞으로도 여러가지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선수단 전체가 참여하는 지역 내 봉사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며 팬들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것, 빠듯한 구단 살림에도 불구하고 여러 시민구단 선배들을 제치고 '제대로 된' 클럽하우스를 마련한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당당한 꼴찌' 강원이 올 시즌 하반기를 발판 삼아 내년 시즌 성공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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