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은 탁구(table tennis)에서는 만리장성으로 불릴 만큼 절대 강세였지만, 형제종목인 테니스(tennis)에서는 변방 신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테니스에도 '중풍(中風)'이다. 중국의 간판스타 정제(35위)는 26일 열린 대회 여자 8강전에서 마리아 키릴렌코(58위·러시아)를 2대0(6―1, 6―3)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2008년 윔블던 4강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 준결승 진출이다. 정제의 상대로 나선 '제2의 샤라포바' 마리아 키릴렌코는 정교한 테크닉에 밀려 반격의 기회도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정제의 다음 상대는 2008년 세계 1위 자리에서 느닷없이 은퇴를 선언했다가 지난해 9월 복귀한 '아줌마 바람'의 쥐스틴 에넹(벨기에)이다. 에넹은 8강전에서 나디아 페트로바(러시아)를 2대0(7―6, 7―5)으로 눌렀다. 20개월 만에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에넹은 "아직 리듬을 찾기 어렵지만, 결정적인 포인트에서 밀리지 않았기에 승리했다"고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