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울산, 포항 따바레즈의 세트피스 알고도 당했다

  • 등록 2007-10-28 오후 6:48:50

    수정 2007-10-29 오전 10:57:22

▲ 28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7 준플레이오프 울산현대대 포항스틸러스 경기에서 우성용(울산.오른쪽)의 헤딩슛에 앞서 황지수(포항)가 볼을 먼저 걷어 내고 있다. [뉴시스]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28일 포항-울산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기전 한 울산 관계자는 이길 수 있다고 낙관했다. 비록 올 시즌 전적은 1승2무1패로 팽팽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정규리그서 포항에 0-1로 패한 것은 필승의 자세로 임한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었고, 올림픽 대표에 이상호 오장은 등 주전 두명이 빠져있던 때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항의 따바레즈는 경계했다. 그에게서 비롯되는 포항의 세트피스만큼은 무섭다는 것이다. 정규리그에서 3골 11도움으로 '어시스트왕'에 오른 따바레즈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날카로운 킥력으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불린다.

승부는 결국 그가 우려하던 대로 사실상 따바레즈의 발끝에서 갈라졌다. 전반 초반만해도 울산 미드필드진의 강력한 압박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던 포항은 중반께부터 이어진 울산 진영에서의 세트피스로 분위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21분 따바레즈의 프리킥이 GK 정면을 향했고, 26분에는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따바레즈가 강하게 문전으로 날리자 박원재가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연결, 울산을 위협했다. 박원재의 슛을 시작으로 포항의 포문이 비로소 열렸다.

34분, 마침내 따바레즈가 올린 프리킥이 골로 연결됐다. 역시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찬 프리킥을 중앙수비수 황재원이 헤딩슛, 울산 골네트를 가른 것이다. 황재원은 시즌 중에도 세트피스때 공격에 적극 가담, 정규리그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FA컵 16강전과 8강전에서도 골을 기록한 바 있다. 물론 따바레즈의 발에서 시작하는 세트피스를 활용한 것이었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훈련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따바레즈의 정확하고 강한 프리킥을 최대한 이용하는 세트피스. 포항의 필살기다. 울산은 포항의 장기를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홈에서 먼저 골을 내준 울산은 만회골을 잡기 위해 힘을 쏟느라 미드필드와 수비에서 공간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 후 그렇게 열린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고 김정남 울산 감독은 막판 포항의 미드필드를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후반 31분 결승골을 터뜨린 이광재는 파리아스 감독이 시즌 중반부터 해결사로 활용하고 있는 ‘조커’. 경남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교체멤버로 출전, 선제골을 잡기도 했다. 본인은 교체멤버로 나서는 게 더 부담스럽다고 했으나 파리아스 감독은 후반, 경기의 흐름을 돌려놓는 해결사로서의 그의 자질을 더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도 그는 후반 22분 슈벵크 대신 들어가 승부를 결정지어 버렸다.

물론 이날 울산은 골대를 두차례나 맞히는 불운에 울기도 했으나 주도면밀한 파리아스 감독의 용병술에 당한 면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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