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 바레인이 부담스러운 세가지 이유

  • 등록 2007-09-06 오후 12:27:21

    수정 2007-09-06 오후 2:39:27

▲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박성화호'가 고비를 잘 넘을 수 있을까.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6일 바레인에 입성했다. 오는 9일 새벽 1시(한국시간) 마나마에서 열리는 바레인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B조 2차전을 갖기 위해서다.

바레인전은 박성화호 출범 이후 맞는 최대 고비다. 한국의 첫 원정 경기이기도 하고 바레인은 올림픽 티켓 1장을 놓고 겨룰 상대 가운데 최고 난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첫 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새로 지휘봉을 잡은 박성화 감독의 축구가 아직 안착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게 현실이다.

▲만만하던 예전의 바레인이 아니다
한국은 바레인과 성인 대표팀 9승3무2패, 올림픽 대표팀 3전 전승, 아시안게임 대표팀 2전 전승을 기록하는 등 역대 전적으로 따지면 바레인 축구를 만만하게 볼만하다.

하지만 현재의 바레인은 전혀 만만치 않다. 성인 대표팀이 2007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1-2로 역전패한 쓰라인 기억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 해 12월 아시안 게임에서 바레인에 혼쭐이 난바 있다.

올림픽 대표팀이 주축을 이뤘던 지난 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오범석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슈팅수에서 6-12로 뒤지는 등 역시 올림픽 대표팀이 주력이었던 바레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바레인 올림픽 대표팀은 2차 예선에서 쿠웨이트 카타르 등 강호를 제치고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등 간단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원정 경기로 펼쳐진 시리아와의 최종 예선 1차전에서도 2-1로 승리했다.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제이시 존, 압둘라 파타이가 바레인 축구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제이시 존은 시리아전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터뜨렸다.

▲ ‘마찰라 징크스’
바레인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에 앉아 있는 밀란 마찰라 감독의 존재도 껄끄럽다. 한국 축구가 마찰라 감독과 이어가고 있는 악연 탓이다.

마찰라 감독은 지난 96년 아시안컵 본선에는 쿠웨이트 감독으로 참가, 한국을 2-0으로 꺾었고 오만 감독이었던 2003년에는 2004 아시안컵 지역 예선에서 한국을 3-1로 잡는 등 유독 한국에 강한 면을 보여 왔다. 2007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에선 바레인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을 2-1로 제쳐 핌 베어벡 감독 중도 퇴진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날카로운 역습과 상대팀의 흐름을 적절하게 끊는 전술에 능하다.

미리부터 움츠러들 이유는 없지만 한국 축구가 시달리고 있는 ‘마찰라 징크스’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아직 불안한 박성화호
반면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전력은 정상이 아니다. 주전 투톱 박주영과 양동현이 부상으로 이번에도 빠졌고, 올해 급성장한 이근호는 경고누적으로 원정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성화 감독은 하태균, 신영록, 이상호 등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출신을 중용, 이들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으나 아직 불안한 면이 있다. 박 감독은 지난 4일 가진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청소년 대표팀 출신을 대거 기용,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특색없는 경기 끝에 0-0으로 비긴 바 있다.

▲위기는 기회
박성화 감독으로선 바레인전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최대의 고비를 무난하게 넘기면 핌 베어벡 감독 퇴진이후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선임될 때까지 겪었던 진통의 후유증을 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박 감독이 기대하는 청소년 대표 출신들이 제 역할을 해 줄 경우 올림픽 대표팀에 '박성화 축구'를 본격적으로 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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