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드라마 어워즈, 스타가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들라

  • 등록 2007-08-29 오후 2:20:37

    수정 2007-08-29 오후 2:31:36

▲ '서울 드라마 어워즈 2007'의 진행을 맡은 김용만과 최윤영 아나운서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한국방송협회가 주관하고 KBS, MBC, SBS, EBS 및 서울시가 후원하는 드라마 전문 국제시상식, 서울 드라마 어워즈가 28일 두 번째 축제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상식에는 전세계 32개국에서 130편의 드라마가 출품돼 경쟁을 벌였다. 지난 1회 시상식 때의 29개국, 105편보다 양적인 면에서는 규모가 커졌으나 ‘세계의 드라마 축제’를 표방한 시상식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았다.

중요한 문제는 스타들이 얼마나 참석했고 객석에 누가 앉았는지가 아니었다. 시상식의 권위가 높아지면 스타들은 제 발로 찾아오기 마련이고 관객도 몰려 적어도 이번 행사에서처럼 빈자리를 아이들 그룹의 팬클럽으로 대신 채우는 해프닝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 시상식의 권위 찾으려면 정체성부터 확립하라
서울 드라마 어워즈가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행사의 정체성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행사는 전세계와 아시아,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띄었다.

본선에 오른 최종 후보작 30편의 국적은 다양했다. 아일랜드, 벨기에, 덴마크 등에서 온 드라마도 고루 후보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수상은 여전히 한중일 3국에 집중됐다.

지난해 한중일 드라마가 특별상을 제외한 14개 부문 중 11개 부문(한국 수상작 4편)을 휩쓸어 ‘집안 잔치’라는 비난을 받았던 것만큼 올해는 16개 부문 중 9개로 비중은 줄었지만 여전히 과반수를 넘는다.

1회 심사위원의 주축이 주로 한중일 인사들이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 시상식에서는 26년간 에미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래리 거쉬먼을 심사위원장으로 내세우는 등 ‘아시아’라는 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물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또 1회 시상식에서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이 수상하지 못해 일반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주요 부문 후보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노다메 칸타빌레’ ‘화려한 일족’ ‘튜더스’ 등의 드라마들이 노미네이트 됐다.

필리핀, 요르단, 인도 등 제3세계 드라마들은 협찬사들의 이름이 붙은 특별상을 통해서 몇 편 접할 수 있었지만 제3세계 국가도, 한중일 3국도 아닌 나라의 좋은 작품들은 중간에서 묻혀져 버리는 아쉬움을 남겼다.

◇ 좋은 드라마 발굴의 장 돼야. 마켓과의 연계 활성화 필요성도 대두  
본선 심사위원 중 유일한 국내 인사였던 이충직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장은 시상식 직후 인기 드라마, 특히 아시아 위주의 행사가 아니었냐는 지적에 “의외로 각국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인기작들로 집중됐다”고 답했다.

3관왕을 수상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 클래식 음악과 코미디가 결합된 참신함, 특이성 등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심사위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충직 원장은 “국제적 행사로 자리 잡으려면 시상식 초기일수록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야 하지만 시상 대상에 인기작을 일부러 배제할 수도 없다. 또 그럴 경우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시상식의 인지도를 높이기 어렵다”면서 “3, 4회 때는 더 안정되고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누구나 수상 결과에 수긍할 수 있으려면 국내 시청자들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도 접하기 힘든, 하지만 볼만하고 좋은 드라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이는 드라마 마켓과의 연결로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드라마어워즈는 지난해부터 국제방송영상견본시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연계를 진행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시상식의 권위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사 규모나 참석 연예인의 숫자만으로 되는 것도 아닌 쌓여가는 수상작 리스트가 만들어주는 것이다.
 
서울 드라마 어워즈가 부산 국제 영화제만큼 ‘세계적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음 해인 3회부터 방황을 끝내고 지향점과 정체성을 시급히 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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