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치 드래곤즈 자매지인 주니치 스포츠는 24일자 기사에서 외야수 히데노리의 2군행을 조심스럽게 점쳤습니다. 히데노리가 라이벌 요미우리와 경기서 이틀(22,23일)연속 희생 번트를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매번 승부와 직결된 상황이었기에 더욱 뼈아팠습니다. 가와이 주니치 코치는 "히데노리가 주전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선수"라는 말로 실망을 대신했습니다.
그러나 24일 상황은 급반전합니다. 오치아이 주니치 감독은 히데노리를 이날 한신전에 7번 우익수로 선발 기용합니다. 주니치 현지 중계팀은 경기 전 계속해서 오치아이 감독과 히데노리를 비추며 관심을 표시하기도 하더군요.
히데노리는 1회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팀의 초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주니치는 히데노리의 한방으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고 결국 8-1로 대승을 거둡니다. 흔한 표현으로 '믿음의 야구'가 승리를 거둔 셈이죠.
히데노리도 만족스럽긴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경기 후 "번트를 성공할때 까진 만회한 것이 아니다"고 했지만 그가 속으로는 그제서야 웃을 수 있었을 거란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주니치 스포츠는 하룻만에 "히데노리가 우익수로 나서는 라인업이 현재의 베스트"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야구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삼진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투구수도 늘어나게 되죠. 8회까지 투구수가 122개나 됐습니다.
결국 오가사와라는 1사 2루서 시츠에게 좌전 안타를 맞는 등 1사 만루를 만든 뒤 마운드를 마무리 이와세에게 넘기게 됩니다.
경기는 주니치의 0-2 패배로 끝났습니다. 이와세가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기 때문이죠.
투수교체는 가장 비난하기 좋은 대상이지만 생각처럼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그라운드 밖 불펜의 사정은 들어가보지 않으면 좀처럼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오치아이 감독이 교체를 미룬 것이 오가사와라를 믿어서였는지 그를 뺀 다른 투수를 믿지 못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일본 프로야구에선 "교체 타이밍은 투구수가 아니라 구위"라는 이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치아이 감독의 결정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겠죠.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감독은 그래서 더 외롭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적게는 해당 선수에서 크게는 팀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경기 후 누구도 오가사와라를 탓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오치아이 감독은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했습니다. 비난도 비난이지만 매일같이 요미우리와 1위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1패는 그 이상의 아픔이었을겁니다.
하얗게 새웠을 지난 밤새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