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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종영한 JTBC ‘런 온’은 임시완이 오랜만에 선보인 로맨스물이자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칸 더 넓혀준 작품이 됐다. 같은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이 시대, 서로 다른 세계를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고 서로를 이해해나가는 로맨스를 그렸다. 비록 3.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인물들의 찰진 연기 호흡과 이를 200% 드러내준 맛깔나는 대사의 흐름, 각종 명대사로 3040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로잡으며 ‘대사 맛집’, ‘티키타카 맛집’, ‘케미 맛집’이란 애칭을 얻기도 했다.
임시완은 극 중 주인공인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기선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기선겸은 화려한 커리어와 면면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 가족들을 둠으로써 성장 내내 끊임없는 관심의 주인공처럼 살아왔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불의를 보면 참지 않는 정의로운 인물로 수년간 이어져 온 후배를 향한 폭행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고, 시합에서 달리지 않는 것으로 ‘위계 폭력’의 폐단에 대해 알렸다. 그 후 선수 생활을 은퇴해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길을 찾아 나선다.
그를 새로운 길로 이끈 건 연인 오미주(신세경 분)다. 임시완은 기선겸이 오미주를 좋아하고 ‘사랑’의 언어로 소통해나가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원하는 것, 사랑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개인의 성장과정을 로맨스와 어우러질 수 있게 섬세히 조명해냈다.
임시완은 최근 취재진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소회와 미처 떠나보내지 못한 작품의 여운들을 여과 없이 풀어냈다. 그는 “바빴던 일상에 여유가 찾아오면서 이제야 종영이 실감난다”며 “‘런 온’은 좋은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임한 작품이다. 그 소중한 마음들을 느끼고 시청자분들과 공감하는 것만으로 저에게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모든 분들에게 작게나마 위안이 되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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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온’ 종영소감은?
- 무엇보다 ‘런 온’과 함께해 주신 시청자분들과 감독님, 작가님, 수많은 제작진분들 그리고 선후배,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촬영이 어느덧 일상적인 일과가 되어 촬영장 출퇴근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했는데요. 바빴던 일상에 여유가 찾아오면서 이제야 종영이 실감 나는 듯해요. ‘런 온’은 좋은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임한 작품입니다. 그 소중한 마음들을 느끼고 시청자분들과 공감하는 것만 해도 저에게 뜻깊은 경험이었다 생각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작게나마 위안이 되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은 지옥이다’ 후 복귀작이기도 하고 오랜만의 로맨스 연기 도전이라 세간의 기대, 관심이 많았다. 이전 작품들과 다른 로맨스 장르로 연기했던 소감은 어땠나? 또 자신의 로맨스 연기, 상대 배우와의 케미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편인지, 아쉬운 점은 없었는지도 궁금하다.
- 장르 자체가 주는 좋은 점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여러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거든요. ‘극 중 인물을 위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을 할 때 오는 엔도르핀이나 호르몬들이 작용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또 세경이가 만든 ‘미주’는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잖아요.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어 집중하니 좋은 케미가 나온 것 같고 많이들 좋아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촬영했기 때문에 후회나 아쉬운 점도 없는 것 같아요.
- 먼저 선겸이는 외적으로 봤을 때 금수저예요. 저런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자란 인물이 힘들다고 하면 누가 공감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작가님께 ‘선겸이는 본인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또 선겸이는 순수하고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이에요. 의도치 않은 순수한 질문들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런 부분들이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여지는 건 원하지 않았어요. 또 ‘런 온’의 강점인 말맛을 잘 살리려면 센스 있는 농담도 할 줄 알고, 상대방이 직전에 한 얘기를 잘 끌어와 응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두 지점이 상충되어서 어떤 대본보다 고뇌의 시간이 길었던 것 같아요. 이 두 가지 모습의 비중을 잘 조절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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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겸이를 소위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게 큰 것 같아요. 선겸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전형적인 인물’과는 많은 거리감이 있어요. 그렇기에 부러 멋있어 보이려 노력하지 않았어요. 그게 제가 가진 저만의 색이라 생각했고요. 또 미주는 주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모습을 극 중에 잘 녹였다 생각해요. 잘 봐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 조화를 예쁘게 봐주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드라마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궁금하다. 황광희, 박형식, 김동준 등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의 응원이나 피드백이 있었는지, 혹시 댓글 반응들을 찾아본다면 기억에 남는 댓글 반응이 있었는지도 말씀 부탁드린다.
-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은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에 가족과도 같아요. 그래서인지 평가에 굉장히 냉정한 편인데 다들 ‘런 온’은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해줬어요.
△시청자들 사이에서 ‘관계성 맛집’이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배우들과의 케미가 호평을 얻었다. 신세경씨부터 ‘단아-영화’ 커플의 최수영, 강태오씨 등 상대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이들의 촬영장에서의 모습은 어떤지, 혹시 촬영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추억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수영이는 드라마 속 캐릭터를 위해 평상시에도 몰입하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선겸과 단아가 마주했을 때 더욱 자연스러운 호흡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태오는 연기 스타일이 자유분방해서 재미있었어요. 매우 유동적인 성향의 배우라서 현장에서 이것저것 같이 많이 시도해보고 싶은 배우였어요.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태오예요. 본인은 딱히 의도하지 않은데도 재미있거든요. 수영이도 개그를 좋아하고, 세경이도 제가 하는 소소한 것들에 잘 웃어줬어요. 또래 배우들이 모이기도 했고 다들 잘 웃는 성격이라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선겸과 실제 자신의 싱크로율 어느 정도 되는지? 기선겸과 비슷하거나 다른 부분은 무엇이고 개인으로서 캐릭터에게 본받아야겠다 싶었던 점이 있다면.
- 싱크로율은 70퍼센트 정도지 않을까 생각해요. 모두가 뛸 때 혼자서 뛰지 않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되는데요.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제 대답은 ‘아니오’예요. 정의에 있어서는 담대함을 내비칠 수 있는 모습을 배우고 싶고, 그런 점이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에 30퍼센트를 낮췄어요.
△자신이 뽑는 베스트 명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 다행이라는 상대방의 안부성 말에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 라 되받아 치는 대사가 있어요. 문장의 구성은 틀림없이 완벽하지만 대화 속 알맹이가 없어요.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요즘 쓰는 화법과 맞닿아 있는 점이라 생각했고 꽤나 인상 깊게 제 머릿속에 자리매김한 것 같아요.
△‘런 온’ OST 작사 및 가창으로 본업이었던 가수로서의 면모를 오랜만에 드러냈다. 오랜만의 음악작업 소감은 어땠나, 가수로서 활동에 그리움이나 향수는 없나
- OST 작업은 팬분들도 기다려 주셨듯이 저 역시 굉장히 바랐던 작업이에요. 감사하게도 이러한 기회를 주셔서 부족하지만 즐겁게 작업했어요. 녹음을 하는 날 간만에 녹음 부스를 들어가니 생경한 느낌이 새삼 낯설었어요. 그만큼 오랫동안 음악 작업을 하지 않았던 게 실감 났어요. 앞으로 녹음 부스가 낯설지 않게끔 자주 작업을 해야겠다 다짐했어요.
△얼마 전 ‘바퀴 달린 집’ 시즌 2 출연 소식이 들린 만큼 예능 활동에 대한 팬, 시청자분들의 기대도 큰 듯하다. 특정 프로그램 출연 여부와 별개로 예능 출연을 통해 시청자, 팬들과 꾸준히 소통할 계획, 생각도 있으신지 궁금하다.
- 김희원 선배님과 친했던 터라 ‘이번에 형 바퀴 달린 집 촬영하러 가면, 어차피 형도 있고 진구도 있으니 나도 가면 안 돼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진 말이 화근이 됐어요. 진짜로 성사될지 몰랐지만, 실제로 갈수 있게 된 것이 정말 신나고 설레요. 무엇보다 코로나 시국에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해요.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라도 대리만족과 함께 답답함을 해소하실 수 있음 좋겠어요.
작품 활동 외 여러 방면으로 시청자, 팬분들과 어떻게 소통하면 좋을지 늘 고민하고 있어요. 새로운 모습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