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사진=소속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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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오랜만에 복귀작이라 처음에 걱정도 많았고 긴장도 했다. 다행히 감독님, 작가님, 같이 했던 배우들, 편집실까지 내게 다양한 도움으로 빨리 캐릭터에 적응할 수 있었고, 나중엔 내가 언제 쉬었었나 할 정도로 신나서 연기했던 것 같다.”
배우 김정은이 MBN ‘나의 위험한 아내’에 출연한 것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최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김정은은 “지난 3월 24일에 홍콩에서 서울로 도착해 2주 자가 격리 후 제작진을 만났다. 그 후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5월 중순부터 촬영을 시작하고 여름을 지나 초겨울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심재경이라는 인물로 살아와서 그런지,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끝난 후에 찾아오는 허무감? 혼자만 느끼는 외로움? 배우로서 느끼는 우울감은 좀 있다. 물론 안 그런 척 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드라마가 끝난 후의 근황을 설명했다..
또한 “여러 가지 악조건(코로나19와 긴 장마)을 견뎌가며 마음 졸여가며 촬영을 해서 그런지,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잘 견뎌준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께도 고마운 마음 뿐이다”고 함께한 드라마 팀에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지난 2017년 방송된 OCN ‘듀얼’ 이후 무려 3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김정은은 복귀작으로 ‘나의 위험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심재경이 결국 모든 사건을 주도면밀한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여성 캐릭터를 정말 만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심재경이 겉으로는 매우 평범하고 약해 보이는 현모양처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 반전과 희열이 큰 쾌감을 줬다는 김정은은 “처음엔 납치자작극으로 나중엔 50억을 놓고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현실을 약간 비껴 간 판타지로서의 반전과 복수들이 늘 약자로만 그려지는, 같은 아내의 입장에서 통쾌하게 느껴졌다”며 “현실에서의 우리 아내들이 얼마나 가정에서 남편과 아이를 위해 희생하며 사는가. 하지만 그 희생을 그만큼 높이 평가받고 있는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물론 현실에 심재경 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남편들, 평범한 주부를 얕보지 마라’ 이런 부분들이 맘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심재경이라는 캐릭터가 이처럼 강렬한 캐릭터이기에 연기하는 배우로서도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터. 김정은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말씀드렸다시피 심재경은 가장 판타지적인 인물이었다. 재력에 남편 내조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남편 외도에 대한 복수를 완벽하게 계획하고, 그 이후에도 모든 사건을 혼자 다 꾸미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50억으로 현혹시켰다. 이런 아내가 현실에 어디 있겠는가”라며 “그래서 현실적인 인물로 안착시키는 게 가장 신경이 쓰였다. 그래야 보시는 여성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또한 “처음 외도를 목격하는 되는 과정에서도 평범했던 주부가, 가만히 놔뒀으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흑화(?)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재경이는 워낙 감정을 숨기고 계속 연기하고 거짓말하고 아닌 척하는 그런 씬들이 많아서 가끔 윤철에게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소리 지르고, 울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씬들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었다. 또한 최고의 멋진 빌런이지만 여자로서 아내로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느낌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꼽는 드라마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초반에 4부 엔딩에 독이 든 와인을 두고 윤철과 계단에서 싸우다가 굴러 이마에 피흘리며 협박하는 씬, 8부에 채림이 납치 연극 씬들이 좀 통쾌함을 줬다”며 후반에 최원영과 함께한 코믹 씬들도 함께 꼽았다. 김정은은 “서로 요리를 하면서 독을 몰래 넣으며 서로를 견제했던 마지막 만찬 씬, 그리고 선미를 죽인 후(죽인 척 한 후) 주차장에서 삽을 톱으로 자르던 씬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심재경이란 인물은 처음엔 코믹할(?) 구석이 없었고 그럴 여유도 욕심도 없었다. 그러나 아직 내 몸에 코미디의 피가 아직은 조금 흐르고 있는지, 최원영씨가 윤철을 매우 코믹하게 연기하고 애드리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때마다, 정말 부러워 죽는 줄 알았다. 중반 이후에 재경이도 살짝 코믹해도 되는 부분을 만날 때마다 그동안 코미디를 못한 부분을 보상이라도 받듯, 미친 듯이 웃기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