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영화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영화가 뜸했다’는 이야기에 신민아가 한 대답이다. 최근 들어 영화계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배우들이 할 만한 작품은 많지 않다. 여성 영화가 기획되고 집필돼도 현실적으로 투자나 제작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23일 개봉한 ‘디바’는 영화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 안 되는 여성 영화이다.
신민아는 최근 만난 자리에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끌어가는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디바’에 출연한 배경을 말했다. ‘디바’는 배우에 감독, 촬영감독, 제작자까지 작품의 핵심 창작 인력이 여성이란 사실로 관심을 모은다.
신민아는 “의도한 것은 아닌데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찾고 보니 여성이 많이 참여한 영화가 됐다”며 “수영복을 입는 것이 부담 아닌 부담이었는데 다 언니들이라고 생각하며 촬영을 했더니 편했다”고 얘기했다.
‘디바’는 단짝 친구인 두 다이버 선수가 느끼는 우월감, 열등감 등의 감정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민낯을 드러낸다. 신민아는 극중 세계 랭킹 1위 선수로 교통사고 직후 ‘최고’에 대한 욕망과 집착으로 무너지는 이영이란 인물을 맡았다. ‘디바’의 신민아게서 ‘오 마이 비너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같은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찾을 수 없다. 신민아의 연기 변신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작품이다.
신민아는 “(얼굴이) 낯설다는 반응이 기쁘다”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연기지만 경쟁심이라든가 질투심이라든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디바’는 다이빙을 소재로 한 영화여서 특별히 준비하는 과정이 길었다. 신민아는 촬영 4개월 전부터 다이빙 훈련을 받았다. 선수처럼 비치고 싶어서 근육을 키우고,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10m 높이의 다이빙대에 올라서서 촬영을 마쳤다. 처음에는 민망했던 수영복도 촬영을 해나가면서 전투복처럼 느껴졌다고. 그는 “수영복을 입은 등을 보는데 수영선수 같더라”며 “그 등을 보면서 싸울(촬영할) 힘을 얻은 것 같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바’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신민아는 또 다른 얼굴로 관객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김해숙과 모녀로 호흡한 ‘휴가’의 촬영을 마치고 관객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신민아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 부담도 되지만 재미있고 흥분되는 일”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악역에도 도전해보고 싶고 성인 여성의 건강한 생각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에도 출연해보고 싶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