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2’ 안준영PD “서바이벌, 일종의 감정 노동”(인터뷰)

  • 등록 2017-07-05 오전 6:59:00

    수정 2017-07-05 오전 6:59:00

안준영 PD(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서바이벌 프로그램, 매력 있죠. 만드는 사람도 심리적 압박을 같이 느껴요.”

지난달 종방한 케이블채널 Mnet 남자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2’)를 연출한 안준영 PD의 이야기다. 안 PD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PD다. ‘슈퍼스타K’를 비롯해 ‘댄싱9’, 지난 ‘프로듀스101 시즌1’ 등 Mnet의 다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실력 있는 PD”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안 PD를 서울 상암동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만났다.

◇여자판VS 남자판, 차이는 ‘표현’

시즌2는 다소 불안한 출발이었다. 시즌1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남자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남녀노소 폭넓게 사랑 받는 걸그룹과 특정 세대 위주로 인기가 있는 보이그룹의 차이 때문이었다. 연습생의 수도 차이가 있어 출연자 모집부터 쉽지 않았다.

안 PD는 “부담감은 딱 하나였다”면서 “‘프듀2’가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길 바랐다. 11명의 데뷔조가, 즉 워너원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로 이어지길 희망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프듀2’는 대성공을 거뒀다. 1위를 차지한 센터 강다니엘을 주축으로 한 워너원은 하반기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시즌2의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시즌1이랑 똑같이 만들었다. 그걸 알면 다음에도 써먹고 싶다”고 웃었다.

“‘프듀2’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들께 감사하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별도로 그만큼 열정과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어쨌든 그 힘을 ‘프듀2’를 위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 연습생과 남자 연습생의 가장 큰 차이는 표현이었다. 안 PD는 “여자 연습생은 기본적으로 리액션이 크다. 남자 연습생은 정적이다. 100명 중 10명 정도로, 표정의 변화가 큰 사람은 정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정해진 조건 내에 더 많은 연습생을 소개하고 싶은 제작진으로선 답답한 부분이었다고.

“남자 연습생은 속마음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서툴러요. ‘센터를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다 하고 싶지 않느냐’고 답해요. 그렇다고 굳이 나서진 않죠. 어필이 소극적이에요. 하지만 무대에서 에너지는 확실히 달랐어요. 여자 연습생 보다 춤이 역동적이고 힘이 있었죠. ‘직캠’을 많이 좋아해주신 이유 같아요.”

사진=Mnet
◇“다양한 온라인 영상, ‘입덕 포인트’ 됐으면”

‘프듀’는 본방송이 전부가 아니다. ‘직캠’, 히든박스, 마보이 등 온라인용 각종 서비스 영상이 존재한다. 영상의 홍수를 허우적거리다 보면 어느새 ‘국민 프로듀서’가 된다. 그것이 ‘프듀’의 즐거움이다.

“아이돌은 실력이 다가 아니잖아요. 노래와 춤은 기본이고 멤버별로 예능, 비주얼 등 각기 다른 매력과 담당이 있어요. 다양한 ‘입덕 포인트’가 있으면 했어요.”

제작진으로선 ‘티 나지 않는’ 업무였다. 그럼에도 안 PD는 온라인용 영상까지 일일이 챙겼다. 안 PD는 “출연자가 연예인이 아니다 보니 말이나 행동에서 실수를 할 때가 있다”면서 “아이돌의 인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혹여 논란거리가 생기지 않았으면 했다. 꼼꼼히 검토하느라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긴 했다”고 말했다.

스포일러, 1인2PICK 등 일부 잡음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제작진은 바쁜 와중에 폐쇄회로 TV(CCTV) 화면을 입수해 ‘범인들’을 찾아냈다. 그는 “스포일러 때문에 ‘견제픽’이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순위 급변동의 원인으로 지목된 2PICK은 ‘최애와 차애’에서 비롯됐다. 팬덤에선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최애’, 두 번째로 좋아하는 멤버를 ‘차애’라 부른다. 그는 “시청자들이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말했다.

그는 ‘국프’ 대표를 맡은 보아와 트레이너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동기 부여를 해준 가희 선생님, 100일 동안 ‘프듀’만 매달린 권재승 선생님, 형처럼 연습생을 대해준 이석훈 선생님” 등 트레이너 한 명 한 명을 떠올렸다.

“보아 씨는 카리스마 있게 중심을 잘 잡아줬어요. 방송 외적으론 따뜻한 선배에요. 98명의 이름을 단기간에 외웠어요. 애정이 없으면 힘든 일이죠. 현장에선 아이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켄타랑은 일본어로, (라이)관린이랑은 영어로요. 그러면서도 꼭 편집을 부탁했어요. 자신보단 연습생들이 더 많이 주목 받았으면 좋겠다고요.”

◇“리얼리티 기대해주시길”

안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시즌2 연출을 하고 싶지 않아 6개월 동안 도망다녔다”고 말했다. 그럴 만했다. 안 PD는 지난해 4월 시즌1이 끝난 다음날 최종화 재방송을 보며 펑펑 울었다. 시즌1은 시즌2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논란이 많았다. 힘들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이번엔 최종회 재방송을 보지 않았다”, “‘PD픽’이란 오해를 받을까봐 연습생들과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인터뷰가 끝난 후 로비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문복과 포옹을 하며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살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사는 것 자체가 서바이벌이에요. 모두 치열하게 살아가니까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감정이입 하는 것 같아요. 출연자를 지켜보는 제작진도 그만큼 심리적 압박을 느끼죠. 이젠 연예인이랑 사람 냄새 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고 싶어요.(웃음) ‘프듀2’에 모든 것을 다 쏟았으니 우선 충전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워너원(사진=Y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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