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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영화 ‘건축학개론’을 기점으로 복고가 대중문화의 굵직한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힌 게 4년 전이다. 그 사이 god, 플라이투더스카이, 버즈, SG워너비, V.O.S 등 대중가요에서 과거 굵직한 족적을 남긴 뒤 멤버들이 흩어졌던 그룹들이 적잖이 다시 뭉쳤다. 그런 사례들이 잇따르다보니 요즘은 어느 그룹이 재결합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또 추억팔이하러 나오나 보네’라는 댓글이 흔하게 달린다. 대놓고 얘기하면 ‘복고가 유행이니 돈벌이 하러 나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 의미를 알기에 재결합, 오랜만의 컴백을 준비하는 그룹들이 이 추억팔이라는 단어에 갖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게다. 그러다 보니 재결합 활동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에 가까운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이는 곧 악수가 되기도 한다.
대중에게 당시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올드보이들의 재결합과 컴백은 의미가 있다. 요즘 트렌드를 좇아가는 것도 좋지만 과거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그 울림을 다시 들려주기를 바라는 올드 팬들의 목소리도 크다. 되살아난 10대 시절의 열정은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활력이 될 여지는 충분하다. H.O.T의 재결합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팬들이 보이는 반응은 “신랑아, 하루만 아기 좀 부탁해”, “오빠, 저 이제 돈 많이 벌었어요”, “이건 무조건 간다” 등 열정 그 자체다. 재결합 여부를 놓고 추억팔이를 고민 중 하나로 갖고 있을지도 모를 H.O.T에게 하는 조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