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전현무의 발칙한 '남격' 반란

이경규 맞설 'YB 유일카드'
전현무 "경규형님 각오하세요"
'밉상'도 진화..신원호 PD "아나운서라는 벽이 없어"
  • 등록 2011-04-27 오전 8:36:41

    수정 2011-04-27 오후 2:57:06

▲ 전현무 KBS 아나운서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밉상이 있어야 착한 예능이 더 착해질 수 있다. 착한 사람들 속에 나 같은 사람이 끼어 있어야 나머지 사람들이 부각된다." 전현무 KBS 아나운서(33)가 지난 17일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자의 자격')에 출연해 한 말이다. 이를 '남자의 자격' 제작진이 귀담아 들은 걸까. 전현무의 바람이 달콤한 현실이 됐다. 25일, 전현무가 '남자의 자격' 새 멤버로 발탁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9일 녹화를 마지막으로 '남자의 자격'에서 하차한 이정진의 후임. 전현무는 25일 녹화를 하고 신고식도 치렀다.

전현무와 '남자의 자격'과의 인연은 첫 만남부터 조심스레 예견됐다. 전현무는 17일 방송된 양준혁 마라톤 몰래 카메라 편에서 중계자로 나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방송 분량은 적었지만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아서다. "이 정도 가격(출연료)에 이러기 쉽지 않은데." 전현무의 당돌한 발언의 향연에 시청자도 '빵' 터졌다. 방송 후 프로그램 시청자게시판에는 '전현무를 고정 멤버로!'라는 청원글까지 굴비 엮이듯 올라왔다.   ◇ 강호동 뺨도 친 전현무, YB 반란 선봉?…YBvsOB 대립 부활 기대

네티즌이 전현무의 '남자의 자격' 합류를 원한 이유는 그가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남자의 자격'은 '김봉창' 김성민 하차 후 웃음의 강도가 줄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측불가의 웃음을 선사하는 천방지축 캐릭터가 사라져서다. 웃음의 출처도 단조로워졌다. 김성민 하차 후 YB(YoungBoy)와 OB(Old Boy)와의 대립은 사라졌다. 이경규·김태원·김국진 등 형들에게 맞설 '악동' 캐릭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갈등과 이야기는 이경규·김국진·김태원 등 OB라인에서 주로 나왔다. YB와 OB와의 균형추가 OB 쪽으로 기운 셈이다.

전현무의 투입은 YB와 OB간 균형추를 맞추는데 적잖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현무는 자타공인 '예능 강심장'이다. 그는 2009년 KBS 연예대상 시상식 진행을 하며 강호동의 볼을 툭툭 쳐 단숨에 화제가 됐다. 시쳇말로 '겁실종 캐릭터'다. 웃음을 위해서는 도발도 서슴지 않는 예능 DNA를 타고난 방송인인 셈이다. 이런 그의 이력(?)에 비춰볼 때 전현무가 이경규·김국진 앞에서 순한 양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이윤석·윤형빈 등을 '선동'해 YB 반란의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신원호 '남자의 자격' PD도 "전현무는 이경규 형이 뭐라고 해도 말을 잘 안 듣는 캐릭터"라며 "형들과 동생들 사이 갈등의 촉발제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전현무는 25일 첫 녹화에서부터 이경규의 말에 따박따박 말대답하며 활개를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있던 사람처럼 호흡이 좋았다"는 게 신 PD가 들려준 녹화 후일담이기도 하다.
▲ 전현무 KBS 아나운서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멤버들간 '라인 대결'은 중요한 웃음 포인트다. '1박2일'도 멤버들간 여러 당파 싸움으로 다양한 웃음을 제공했다. '섭섭당'(은지원·MC몽·이승기)·'포도당'(강호동·김종민·이수근), '유부남팀'(강호동·김C·이수근), '해남라인'(강호동·은지원·이승기)등이 그 예다. '1박2일' 제작진은 엄태웅 합류 후에도 '무섭당'(엄태웅·은지원·이승기)을 신설, 멤버별 '라인 대결'에 신경을 써왔다.

출연자는 정해져 있지만 팀내 힘의 관계 변화와 대립이 그만큼 새로운 웃음을 줄 수 있어서다. '남자의 자격' 신원호 PD가 전현무를 투입하며 "말썽쟁이가 필요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팀내 갈등 구조가 다양하지 않으면 재미는 반감된다. 게다가 '남자의 자격'은 김성민 하차 후 제작진과 멤버들 대립 구도 외에 멤버들간 대립 구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때문에 전현무가 팀 내 갈등의 씨앗이 될 거라고 기대한 것이다. "(이)경규 형님, 각오하세요." 전현무도 '밉상 질주'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 진화하는 '깐죽캐릭터'…소강상태 '남격' 에너지되나

전현무의 투입은 '남자의 자격' 멤버들에게도 적잖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현무는 '자기 방어'가 없는 방송인이다. 아나운서로서의 근엄은 내려놓은지 오래다. 그리고 끊임없이 '깐죽 캐릭터'를 진화시켰다. 난감했던(?)샤이니 '루시퍼' 춤도 업그레이드 시키는 자기계발에도 충실했다. 눈동자가 뒤집혀져라 '4단 고음'에서 '7단 고음'까지 연마했다. "전현무를 보고 있으면 정말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신 PD도 놀라 했다. 그리고 "전현무는 아나운서임에도 어때야 한다는 스스로의 벽이 없고 그 틀을 다 내려놓는 사람"이라며 그의 열정을 높이 샀다.

'남자의 자격'도 방송된 지 2년이 넘어 어느 정도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멤버들이 타성에 젖어 안주할 수 있는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에너지가 필요했다." 신 PD의 기대에 부응해 전현무가 '남자의 자격'에 어떤 활력소가 될 지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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