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집 앨범 낸 록 밴드 '마이앤트메리'

"들리세요? 화장 지운 소녀가"
  • 등록 2008-12-19 오전 8:57:09

    수정 2008-12-19 오전 8:57:09

[조선일보 제공] 여행, 고양이,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 잘게 쪼개지는 햇살….

이 모든 것들을 좋아하는 세 청년이 뭉쳐 다섯 번째 음반을 냈다. 3집 앨범 '저스트 팝(Just Pop)'으로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지지를 함께 얻었던 모던 록 밴드 '마이앤트메리(My aunt Mary)'. 이들이 새롭게 들고 온 5집 '서클(Circle)'은 경쾌한 멜로디와 담담한 읊조림이 교차하는 한 편의 일기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정순용(31·기타 겸 보컬) 한진영(31·베이스) 박정준(30·드럼)은 "장식을 걷어낸 거실, 화장을 지운 소녀 같은 느낌의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했다.

세 멤버는 본래 서울 서초동, 잠원동 일대를 헤매며 함께 좋아하는 노래를 듣던 고등학교 친구. 헤비메탈을 들어야만 고등학교 밴드에 들어갈 수 있었던 1990년대 초, 남몰래 숨어 비틀스, 김현철, 이문세의 노래를 들으며 우정을 키웠다.

'마이앤트메리'라는 그룹 이름도 이런 정서를 바탕으로 나왔다. 정순용은 "이모가 외국에서 돌아와 낡은 가방을 열고 잔뜩 선물을 꺼내주던 장면을 또렷이 기억한다. 친근한 이모 같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새 음반 타이틀 '푸른 양철 스쿠터'는 박형동의 만화 '바이바이 베스파'를 읽고 난 감상을 달콤한 멜로디에 녹여낸 곡. '다시 빛나는 거야 지금 모습 그대로. 차가운 현실 이룰 수 없던 그때의 우리 꿈 속으로', 같은 가사는 낡지 않은 청춘을 향한 연가(戀歌)처럼 들린다.

한진영은 "처음 베이스 기타를 잡았을 때의 떨림을 잊지 않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오는 24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리는 콘서트 '퍼스트 서클(First circle)'은 이미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들은 "클럽에서 여는 작은 공연도 몇 차례 더 열 생각"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로 지친 사람들을 위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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