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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 의존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넷플릭스 등 새로운 플랫폼과 손잡고 세계 시장의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회당 제작비 15억 원을 넘어선 대작이다. 총 제작비는 400억원에 이른다. 중국 시장을 염두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회당 한 편의 영화의 제작비를 투자했다. 오는 7월 7일 케이블채널 tvN으로 첫 방송하기에 앞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미스터 션샤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계 시장을 공략한 기획,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버스터급 CG와 특수효과, 그리고 김은숙 작가를 필두로 이병헌·김태리 등 스타급 배우의 포진 등이 성공의 원동력이다. 또 중국 등 특정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자본으로 촬영을 시작해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으로 수출했다. 2016년 중국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특정 시장에 목메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했다면, ‘미스터 션샤인’은 이후 한류 드라마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스터 선샤인’은 중국 등 기존 로컬 시장 지향적 콘텐츠 대신 사랑·우정·민족 등 보편적 정서를 화려한 볼거리로 담아 글로벌 친화적 콘텐츠를 지향한다.
◇초호화 안방극장 블록버스터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비만 총 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190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으로 미술 등 제작비가 많이 쓰였다. 구한말 격동의 근대사를 생생히 그려내기 위해 논산에 6000평 규모의 야외세트, 대전에 2000평 규모의 실내세트를 지었다. 신미양요, 미서전쟁 등 다수 전쟁신도 등장한다. 보조출연자만 1만 명에 달해 이들이 입는 의상 제작비만 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음악이 돋보였다.
◇이미 제작비 회수…중국은 별도
기대감을 반영하듯 일찌감치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와 방영권 계약을 맺었다. 판권 판매 수익을 따져보면 tvN(CJ E&M)과 220억 원, 넷플릭스와 300억 원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간접광고(PPL) 등을 더하면 방영 전 최소 140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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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부터 눈부시다. 9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이병헌을 포함해 김태리·유연석·변요한·김민정 등이 출연한다. 스타 제작진도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SBS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실패가 없었던 김은숙 작가와 KBS2 ‘태양의 후예’(2015)부터 그와 함께 한 이응복 PD의 신작이다. 미술, 음악, 의상 등에도 영화와 해외 스태프가 참여하는 등 비용과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소재의 차별성이 돋보인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특정 자본에 종속되지 않아 자유로울 수 있었다. 고유의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인 감동과 재미를 전하겠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거대 미디어기업들의 합종연횡(M&A), 글로벌 OTT 기업의 국내 활동 강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국내 콘텐츠 기업도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스튜디오 모델의 강점을 살리고, 더 나아가 글로벌 미디어기업과 공동제작, 현지 시장에서의 로컬 콘텐츠 제작 등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