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무한도전’ 그리고 ‘예체능’..응원의 힘, 지친 마음을 일으켰다

10~30대 시민 집결..광화문 광장 응원 동참
'무도-예체능' 팀, 시민들과 한 마음으로 응원
"세월호 사고로 아팠던 마음, 힘 낼 수 있었다"
  • 등록 2014-06-18 오전 7:03:28

    수정 2014-06-18 오전 7:03:28

‘무한도전’과 ‘예체능’ 팀이 18일 오전 7시 한국과 러시아의 32강전에 앞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붉은악마와 응원에 나섰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일찌감치 광화문으로 등교한 10대. 수면욕 따윈 일치감치 잊고 자리를 지킨 20대. 소중한 휴가를 아낌없이 소진한 30대.

18일 새벽 서울 광화문 광장엔 각기 다른 사정을 안고 한 마음으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한 붉은악마로 꽉 찼다. 17일 밤부터 집결한 붉은악마는 18일 오전 2시 세종문화회관 일대까지 점령(?)했고 4시 이후엔 엉덩이 하나 붙일 곳 없을 만큼 촘촘히 몰려들었다.

사실 2km도 안 되는 거리 안에 세월호 여객선 사고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시청 광장에 마련돼 있었다. 60일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사고는 제대로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응원은 극과 극의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할까 우려를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전 국민이 하나가 돼 힘을 찾을 계기가 필요하다”는 붉은악마의 진심이 통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마음에 힘이 된 것은 MBC ‘무한도전’ 응원단과 KBS2 ‘우리동네 예체능’ 축구 팀의 존재였다.

‘무한도전’ 응원단이 18일 오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붉은악마와 응원 무대를 꾸미고 있다.(사진=강민정기자)
이날 오전 4시부터 광화문 광장 뒤편에서 응원 무대 준비에 한창이었던 ‘무한도전’ 응원단은 오전 5시 붉은악마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목청껏 응원하자”는 유재석의 말과 함께 대동단결한 붉은악마는 모든 상황을 잊고 공식 응원가 ‘빅토리’와 ‘붉은 노을’을 함께 불렀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남 일대로 갈지, 어디로 갈지 어떻게 응원을 펼칠지 끝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깜짝 등장한 ‘무한도전’ 응원단의 모습에 열기는 최고조로 올랐다. 손예진, 정일우, 바로, 리지 등 응원단 게스트로 합류한 이들의 인사말 하나하나에 광화문 광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채워졌다.

‘우리동네 예체능’ 팀은 무대에 서 응원을 하진 않았지만 현장에서 함께 몸을 부딪혔다. 컴백을 앞둔 그룹 비스트의 멤버인 윤두준, 이기광은 물론 강호동, 이정, 이덕화, 민호(샤이니) 등이 자리한 터라 현장 안전 문제에 우려가 제기됐지만 경호와 질서에 특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이 현장에 자리할 때마다 주변의 시민들은 함성과 박수로 환영했다.

유재석을 비롯해 ‘무한도전’ 응원단 멤버들이 18일 오전 4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아 응원 무대를 연습하는 열정을 보여줬다.(사진=강민정기자)
풍문여자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18세 학생들은 “학교가 가까워서 일찍 나와 응원을 시작했다. 사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너무 우울했다. 잊혀선 안 되는 사고이지만 다 같이 힘들었던 마음이 다 같이 활기를 얻어가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상명대학교 사회학부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들은 “이렇게 모여 응원을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예능프로그램, TV스타들이 응원 열기를 보여줘서 더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붉은악마.(사진=강민정기자)
우리나라는 이날 오전 7시 러시아를 상대로 H조별리그 32강전을 치른다.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 후 국가대표의 첫 경기이자 16강 진출을 희망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경기로 온 국민이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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