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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5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 동안 8안타 8실점(6자책점)을 내주고 시즌 첫 패전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류현진 본인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모든 공이 샌프란시스코 타자를 압도하기에 부족했다. 빠른공 최고구속이 93마일(150km)까지 찍혔지만 대부분은 90마일 안팎이었다 공끝에 힘도 없었다. 8안타 가운데 4개가 직구에서 나왔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빠지거나 가운데로 몰리기 일쑤였다. 되니 1회초 브랜든 모스에게 내줬던 첫 2타점 적시타가 체인지업을 맞은 것이었다. 직구와 체인지업이 불안하다보니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커브 역시 크게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
류현진이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인 이유는 역시 시즌 초반 강행군 탓이다. 류현진은 올시즌 팀의 6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호주 개막전-미국 본토 개막전-LA 홈 개막전까지 개막전만 3경기를 치렀다. 특히 홈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천하의 류현진도 부담감을 느낀 것은 당연했다.
투수가 다시 불안한 상황에서 선발등판에 나설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동료들의 수비 뒷받침이다. 하지만 정작 류현진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수비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경기장에 지각한 야시엘 푸이그 대신 시즌 첫 선발 출전한 중견수 맷 켐프는 1회초 2사 2, 3루에서 마이클 모스의 적시타를 더듬는 실책을 범해 아쉬움을 남겼다.
1루수 애드리안 곤살레스, 2루수 디 고든 또한 1회 2사 1루에서 힉스의 내야 뜬공을 놓쳐 2루타를 만들어 줘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회초에는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선두타자 버스터 포지의 평범한 땅볼타구를 잡아 1루에 던진다는 것이 원바운드가 되면서 결국 2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모든 장면에서 수비가 뒷받침이 됐더라면 류현진이 이처럼 8실점이나 하고 무나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된 수비의 본헤드플레이에 류현진도 망연자실한 채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