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 식구들' 며느리 오디션, 막무가내 막장 만은 아니다

  • 등록 2013-12-02 오전 7:51:43

    수정 2013-12-02 오전 7:51:43

며느리 오디션.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KBS2 주말 연속극 ‘왕가네 식구들’이 자체최고시청률로 35%의 고지를 눈앞에 둔 가운데 ‘며느리 오디션’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1일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며느리 오디션을 열겠다는 최대세(이병준 분)가 아들 최상남(한주완 분)의 아내가 될 적임자를 다섯가지 관문을 통해 거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왕광박(이윤지 분)과 결혼하겠다고 버티는 아들의 고집을 꺾기 위한 수법이었지만 광박 역시 지지 않고 이 오디션에 참가해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가 통과된 인원은 총 40명이었다. 400명이 넘는 이들이 ‘며느리 오디션’에 지원한 셈이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과거 한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진 중국 내 ‘취집 오디션’ 등을 예로 들며 실제로 좋은 집안의 며느리가 되기 위해 서류전형부터 합숙 면접까지 치러지고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며 ‘왕가네 식구들’ 속 전개가 무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보이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그려진 것처럼 면접을 위해 며칠 간 짐을 싸들고 합숙 장소로 향하기도 하고, 각각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갖춰야 할 의상과 매너까지 일일이 학원을 다니듯 배운다는 게 요즘 중국 풍경이라고.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런 방법이 가진 건 없지만 배움이 깊고 성실하게 살아 온 중국 여성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상위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통하고 있다”는 현지 여성들의 이야기까지 실린 바 있다. 결국 극중 최대세가 언급한 “중국에서는 큰 부자들이 이런 식으로 사위, 며느리 뽑는다고 한다”는 말이 사실 현실과 다른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결혼 업체에 가입, 조건에 맞춰 선을 보고 사람을 만나는 대한민국 현실 역시 ‘오디셔’이라는 큰 틀에서 맥을 같이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람 만나기 어려운 이들끼리 좋은 기회를 얻는 시간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결국 급이 맞고 조건을 따지는 과정으로 ‘누가 누구를 거른다’, ‘누가 누구를 고른다’는 식의 인상이 드라마 속 ‘며느리 오디션’이 안긴 불쾌감과 다를 게 없다는 논리다.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며느리 오디션’을 두고 특히 시청자들의 반감이 컸는데 사실 그런 세상이 있다고 들었다”며 “드라마에서까지 다뤄질 만큼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라 시청자들이 낯설어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는 만큼 씁쓸한 재미로 즐겨주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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