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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KBS2 월화 미니시리즈 ‘굿 닥터’는 5일 첫 방송된 후 이상의 시청률 추이를 보였다. 연이은 자체최고 시청률 갱신이다. 현재까지 최고 흥행 성공 미니시리즈로 기록된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보다 가파른 상승세고 높은 시청률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그랬듯 ‘굿 닥터’ 역시 숫자가 인기몰이의 전부로 해석되지 않아 반갑다. 전체적인 틀로 봐도, 그 안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캐릭터를 봐도 빛이 나는 작품이라는 게 ‘굿 닥터’ 열풍의 힘이다. 무엇보다 ‘굿 닥터’에서 출연배우들이 말하는 대사들이 화제다. 극중 10세 지능을 가진 발달장애 청년 박시온(주원 분) 뿐 아니라 소아외과 펠로우 2년차 차윤서(문채원 분)의 대사 역시 쉽고 친근한 표현으로 구성됐다. 정말 아이가 이야기하는 듯 포근하지만 유치하지는 않다.
‘굿 닥터’의 대본을 쓰고 있는 박재범 작가는 원래 ‘지식 창고’였다. 케이블채널 OCN ‘신의 퀴즈’ 시리즈를 집필하면서 어려운 의학 용어를 늘어놓고 긴박하게 전개되는 사건 속에서 빠르고 거친 대사를 붙여왔다. ‘신의 퀴즈’를 애청한 팬들 사이에서 “같은 작품을 쓰는 작가라고 믿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재범 작가는 13일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굿 닥터’로 변화된 톤과 자신만의 틀에 담은 확고한 포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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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다, 어떻다, 이런 기획의도가 많았지만 가장 큰 틀에서 나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굿 닥터’가 ‘효도폰’같은 드라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스마트폰 대신 쓰는 효도폰 말이다. 글씨도 크고, 어려운 기능도 덜고, 간단하지만 확실한 휴대전화 아닌가.
=사실 이 작품은 마니아 시청층이나 인터넷을 하는 친구들, 흔한 말로 홈페이지에서 시청자 평을 달 수 있는 이들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50대 어머니, 60대 고모나 할머니들도 편하게 보기 위한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낮은 연령대의 사람들은 ‘신의 퀴즈’와 비교해 ‘굿 닥터’를 답답해 할 수도 있다. ‘신의 퀴즈’와 비교해 3분의 1 속도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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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이라는 이름도 원래는 민재였다. 유치원에서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민재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이런 작품의 포부에 맞춰 이름도 따뜻하게 바꾸면 좋겠다 싶었다. ‘베풀’ 시, ‘따뜻할’ 온의 뜻으로 주원 캐릭터 이름을 변경했다. 대사가 쉽게 느껴지는 건 어르신들이 실제 식탁에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들을 법한 말투를 연구했기 때문이다. 의학 용어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밥먹는 자리에서 내 아이에게 들었을 법한 톤을 유지하려고 한다.
▲ 어떻게 보면 전 연령대를 위한 힐링드라마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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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장황한 생각까진 없었지만(웃음), 의학드라마가 노년층까지 즐길 수 있는 장르가 아니었던 건 사실이다. 용어는 어렵고, 대사는 빠르다. ‘신의 퀴즈’로 그런 의학드라마는 지겹도록 많이 했다, 하하. 더 긴박하고 엄청난 스토리 구조는 3분의 2정도 덜었고 난도도 낮췄다. 무엇보다 의학드라마는 ‘신의 퀴즈’도 그랬지만, 늘 의료 행위가 남는다. ‘굿 닥터’도 수술 대결 장면이 화제가 되고 긴박하게 사안이 돌아가고, 그런 모습에서 호평을 많이 해주셨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다. 의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 사람이 아이를 살리려고 한다는 그 의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런 감정을 전하고 싶다. 행위만 남고 감정은 사라지는 의학드라마에 ‘굿 닥터’가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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