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유시연 "국가대표의 꿈 트로트로 이룰래요"

국가대표 꿈꾸던 유도 유망주
노래가 하고싶어 뻔뻔한 도전
  • 등록 2012-09-04 오전 8:50:08

    수정 2012-09-04 오전 8:50:08

유시연(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그녀의 꿈은 유도 국가대표였다. 대학 진학 후 도복을 벗고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 트로트 국가대표를 꿈꾼다. 가수 유시연(23)이 그 주인공이다.

“‘사랑방손님’으로 활동하면서 ‘국민가수’의 자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거예요.”

유시연은 이제 막 데뷔한 신인임에도 거침없이 포부를 밝혔다. 운동을 하면서 키운 자신감이 뒷받침된 듯했다.

중고교 시절까지 유도선수로 활동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 체육관에 다니게 됐는데 첫 대회에 출전했다가 입상을 한 게 계기가 됐다. 중3과 고교 재학 시절 서울시 시장배 대회 우승을 각각 차지했고 고교 2학년 때 참여한 전국체전에서는 3등을 하는 등 성적도 빼어났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유도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후회 없이 끝까지 할 수 있는 게 뭐일지 고민을 하게 됐다. 그 결과 운동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당연한 것처럼 유도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들과 달리 경호학과를 선택했다. 거듭된 고민 끝에 선택한 게 가수의 길이다. 같은 대학 연극영화학과로 전과를 했고 대전에 있는 대학과 서울을 오가며 작곡가에게 노래를 배우는 생활을 3년간 했다.

과거 운동을 한 경험은 가수 활동에도 큰 자산이 됐다. 적극성과 무대에서 떨지 않는 대범함, 끈기, 폐활량은 노래를 부를 때 도움이 된다.

데뷔를 하게 된 계기는 운명처럼 찾아왔다. 가방에 항상 MR(반주) CD를 갖고 다녔는데 지난해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할머니 집에 가다 지역 노래대회가 열리는 현장을 보고 “가수인데 노래를 불러도 되겠느냐”고 말해 무대에 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싶어요. ‘무대만 있으면 올라가고 싶다. 무대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가수’라고 소개하면서도 다른 사람 곡으로 노래를 하겠다고 했으니 정말 뻔뻔했죠.”

유시연(사진=권욱 기자)
당시 유시연이 노래하는 모습을 현 소속사 하나엔터테인먼트 김병무 대표가 지켜보고 캐스팅을 했다. 유시연의 자신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한번의 ‘뻔뻔함’으로 포장된 용기가 기회를 만들어준 셈이다.

데뷔하기에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없고 트로트는 요즘 가요계의 대세도 아니다. 그럼에도 트로트를 선택한 것은 어려서부터 트로트의 매력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라디오에서 트로트를 소개해주는 방송을 많이 들었어요. 주현미 선배님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트로트 가수들의 구성진 목소리와 안정된 4분의 4박자 음계가 매력적이었어요.”

유시연은 “제가 비주얼이 좋은 것도 아닌데 아이돌 가수가 될 수나 있었겠어요?”라고 반문하며 “제가 제 사진을 아는 거죠”라고 웃었다.

주위 사람들은 유시연의 가수 도전을 반겼다. 스포츠머리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다니다 머리를 기르고 여성스러워지니 할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모두 좋아해줬다.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은 유시연을 보고 “완전히 여자가 다 됐다. 다시 태어난 것 같다”고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든든한 응원군을 이미 확보한 셈. 이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항상 밝은 이미지로 친근하면서 실력을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운동으로 못 이뤘던 국가대표의 꿈을 국가대표급 가수가 돼 대신 이룰 거예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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