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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앨범 콘셉트 자체가 역발상이에요. 음악적으로는 제 흥행 코드인 발라드를 버리고 브리티시 록음악을 차용했죠. ‘이승철표 발라드’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음악적 변화만이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해요.”
가수 이승철(43)이 22년 만에 록 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흐르는 물과 같았다. 데뷔 2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음악적 안주보다는 ‘변화’를 중요시했다. 록음악 ‘희야’에서 달콤한 발르드곡 ‘네버 엔딩 스토리’ 그리고 댄스곡 ‘오늘도 난’까지 그는 매번 여러 장르의 옷을 갈아입었다. 끊임없는 탈 장르와 도전만이 가수로서 장수할 수 있는 길이라는게 이승철이 밝힌 음악 지론이었다.
이승철의 음악 변신은 통산 10집 ‘뮤토피아’(Mutopia)에서도 이어졌다. 새 음반은 밴드 음악의 특성을 오롯이 살린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빛을 발했다. 타이틀곡 ‘손톱이 빠져서’는 감미로운 발라드로 시작하지만 곡 후반 거친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브리티시 모던록 음악이다. 이승철은 “곡의 자연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가 허스키 해 질 때 녹음을 했다”며 기교 보다는 ‘날 것’의 느낌을 살렸음을 강조했다.
“정규 음반은 O.S.T 음반과는 달리 메시지 혹은 음악적 콘셉트가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리쳐’ 스타일의 중독성 있는 발라드는 일부러 다 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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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스타일만 고집하다 보면 함정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항상 주위 스태프들에게 자문을 구한다”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면 많은 후배들과 함께 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철의 모험은 과감한 음반 제작비 투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승철이 10집 제작에 쏟아부은 제작비는 무려 4억원. 유명 가수들의 음반 제작비가 평균 1~2억 정도 하는 것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의 돈이 들어간 셈이다. 음반 불황 시대, 어떻게든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실과는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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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음반으로 정규 음반 발매 두 자릿수를 넘기게 된 이승철. 10집을 발매한 그의 소감을 묻자 이승철은 “내가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아 주신 것은 순전히 팬들 덕분이다”며 “9집 음반을 내고 정규 음반을 그만 낸다고 했는데 이렇게 새 음반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겸손히 답했다.
그렇다면 앨범 타이틀 ‘뮤토피아’(음악의 ‘Music’과 이상향이란 뜻의 ‘Utopia’의 합성어)처럼 가수 이승철이 꿈꾸는 음악세계는 어떤 것일까.
“음악 인생은 40세부터가 아닌가 싶어요. 결혼 후 어떻게 노래를 불러야 하고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등을 깨닫기도 했구요. 이제는 팬이 좋아하는 음악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음악과의 조율을 거쳐 또 다른 저의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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