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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스포츠 PD는 늘 스포츠와 함께 한다.
대부분 스포츠가 좋아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니 스포츠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최성욱 PD는 “내가 느끼는 스포츠 PD의 비애는 스포츠에서 비롯된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큰 비애는 좋아하는 스포츠를 정작 경기장, 관중석에서 지켜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계를 위해 현장에 나가기는 하지만 중계차 안에서 방송을 지휘해야 하니 지금까지 경기장에서 관전을 한 것은 2번에 불과하다는 게 최성욱 PD의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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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팀 승리해도 연장전에는 한숨
“2002년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팀이 이탈리아팀에 연장전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했잖아요. 후반이 끝나갈 무렵까지 한국팀이 0대1로 지고 있어서 당일 ‘월드컵 투데이’ 큐시트를 패배를 염두에 두고 작성했는데 역전하더라고요. 그래서 큐시트를 찢어버리는데 ‘에이’라고 한숨이 나오더군요.”
물론 최 PD도 당시 한국팀이 패하기를 바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이 늦어지다 보니 축구의 경우 연장전이나 승부차기까지 가거나 막판에 승부가 뒤집히면 낙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최성욱 PD는 또 해외에서 중요한 경기가 열리는 기간에는 시차 때문에 한동안 집에도 못들어가고 일에만 매달린다고 했다. 지난 2000년 유로2000 중계를 했던 게 대표적인 예다.
“유로2000이 끝난 뒤 가족들과 서해안으로 휴가를 갔어요. 그런데 긴장이 풀렸는지 갑자기 한기가 들어 병원에 실려 갔죠. 걷지도 못할 정도였는데 집에 누워있다 보니 심심한 거예요. 그래서 다시 회사로 나갔죠. 스포츠 중계 큐시트를 보는 순간 병이 낫던데요.”
힘들고 고되지만, 이래저래 스포츠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게 스포츠 PD의 또 하나의 비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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