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상반된 안세영과 협회, 필요한 건 대화

  • 등록 2024-08-07 오전 6:44:52

    수정 2024-08-07 오전 6:44:52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표팀과 계속 가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한다.”

믿기 어렵겠으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선수의 소감 중 일부다. ‘셔틀콕의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은 세계 정상에 선 순간 불투명한 미래를 말했다.

그는 부상과 선수 관리, 훈련 방식, 대회 출전에 관한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을 털어놨다. 아울러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그의 말처럼 대한민국 양궁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밝게 빛났다. 사상 최초로 5개 전 종목을 휩쓰는 등 총 7개의 메달(금5·은1·동1)을 수확하며 대한양궁협회에 시선이 쏠렸다. 양궁협회의 수장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으로 현대차그룹과 한국 양궁의 인연은 오래됐다. 1985년부터 양궁협회 회장사를 맡으며 단일 스포츠 종목으로는 최장인 40년간 동행하고 있다.

단순한 동행이 아니었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양궁협회와 함께 그룹 연구개발(R&D) 능력으로 양궁 장비 개발 기술 지원을 해왔다.

모두가 양궁협회 같으면 좋겠으나 그럴 수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 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모든 종목이 양궁처럼 지원받을 순 없지 않느냐”라며 “우리는 회장사가 있는 종목도 아니다”라고 한계를 말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협회에 질의를 할 수 없는 시스템과 분위기라고 했고 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이 명확한 불만 사항을 말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양궁 김우진(청주시청)은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양궁협회가 만들어준다고 감사를 표했고 이에 정의선 회장은 협회의 도움보다 선수들이 훨씬 더 잘해줬다고 화답했다.

양궁이나 배드민턴처럼 4년에 한 번 올림픽에서 관심을 받는 종목이 꾸준하고 풍족한 지원을 바라긴 어렵다. 다만 환경 개선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건 소통에서 나온다. 선수는 요구사항을 피력하고 협회는 실현 가능성 유무를 답해주면서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안세영에게 지금 필요한 건 풍족한 지원보다 가까이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어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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