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숫자만 놓고 보면 15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에 선수 50명을 파견한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한 한국은 1984년 LA 올림픽에 선수 210명이 출전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1988년 서울 올림픽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7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이후에도 한국 꾸준히 200∼300명대 선수를 하계올림픽에 보냈다. 하지만 이번 파리 대회에는 그전에 비해 훨씬 못미치는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 숫자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력이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국 선수단이 이렇게 쪼그라든데는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한때 한국은 구기종목에서 세계 수준의 팀들과 경쟁했던 적이 있다. 남자 축구는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젠 과거의 추억일 뿐이다. 배구, 농구는 남녀 가리지 않고 아시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잃고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축구 역시 이제 중동은 물론 동남아시아 팀들에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출전하는 선수가 줄어든 만큼 기대할 수 있는 메달 숫자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내면서 사상 처음으로 메달 순위 10위(금메달 수 기준)에 올랐다. 이어 안방에서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선 금메달 12개로 세계 4위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후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꾸준히 종합 순위 10위 이내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21년에 열린 도쿄 대회에선 금메달 숫자가 6개로 줄어들면서 16위로 추락했다.
하지만 이런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선 금메달 10개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금메달 강세 종목인 양궁과 펜싱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고 지난 도쿄대회에서 부진했던 태권도, 유도, 사격, 배드민턴 등에서 선전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 수영, 근대5종, 스포츠클라이밍 등에서 깜짝 금메달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2014년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골프 역시 당일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금메달을 노려볼만하다.
지난 4월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이번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개를 따내 메달 순위 10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이 밝은 것은 분명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리 희망을 접을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