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영화계]①'침입자' 뜨자 40만명 북적…과열경쟁 우려도

  • 등록 2020-06-10 오전 6:00:00

    수정 2020-06-10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증발한 가운데 지난 4일 개봉한 ‘침입자’가 개봉 첫 주 3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영화계가 한 숨을 돌린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섣불리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침입자’ 개봉을 계기로 멈췄던 영화계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침입자’ 개봉에 6월 첫 주말 관객 111% 증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월 첫 주말(5~7일) 관객은 40만178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5월29~31일) 관객(19만282명) 대비 무려 111% 증가한 수치다.

‘침입자’는 비에이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고,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서 배급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3월과 5월 두 차례 개봉을 연기했다가 지난 4일 관객과 만난 첫 상업영화가 됐다. 콘텐츠는 문제 해결의 열쇠였다. 명작의 재개봉에 꼼짝 않던 관객들이 신작의 개봉에 움직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코로나19 전과 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관객이 하루 2만명 대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영화 한 편이 개봉 첫주에 30만명을 불러들인 것은 고무적”이라며 “알만한 감독, 알만한 배우 등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영화가 개봉한 덕분이다”고 분석했다.

신작 개봉에 맞춰 극장 관람료 할인권 행사를 진행한 것도 모객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영진위는 ‘침입자’ 등 신작 개봉에 맞춰 향후 3주간 목~일요일 관람 시 사용할 수 있는 6000원 할인권(133만장)을 배포했다. 멀티플렉스 체인 중 한 곳인 CGV의 황재현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할인권 행사가 관객 증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이벤트 통해 신작 개봉에 대한 관심을 높인 효과는 부인할 수 없다”며 “‘침입자’에 이어 금주 ‘결백’이 개봉하면 극장이 조금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6월부터 개봉 러시…과열 경쟁 우려도

‘침입자’를 시작으로 신작의 개봉이 이어진다. 10일 ‘결백’, 18일 ‘사라진 시간’, 24일 ‘#살아있다’가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7~8월에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영웅’ ‘승리호’ 등이 대기 중이다. ‘결백’과 ‘사라진 시간’은 서스펜스 짙은 드라마로 장르적 호감에, 각각 신혜선의 첫 주연작과 정진영의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시의적인 소재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영웅’ ‘승리호’는 성수기를 공략하는 제작비 100억~2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로 주목을 받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올 여름 시장에만 이례적으로 ‘다막 악에서 구하소서’와 ‘영웅’ 대작 두 편을 내놓고,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모가디슈’와 ‘정상회담’을 놓고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고민 중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상반기에 수십 편이 밀린 탓에 이들 영화들은 근 1주일 차이로 개봉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열 경쟁으로 한국영화 간 출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6월 영화들은 7~8월 영화들에 비해 체급이 작지만,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책임이 막중하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제작지원 계약이 성사되는 영화가 많지 않다”며 “바꿔 말하면 2년 뒤에는 볼 만한 영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6월 영화들이 의미 있는 성적을 내지 못하면 그 영향이 7~8월은 물론이고 이후 콘텐츠 수급 및 제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열 경쟁을 피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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